레이첼 카슨의 『우리를 둘러싼 바다』 리뷰

기자명 나다영 기자 (gaga0822@naver.com)

바람과 바다와 움직이는 조수는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만약 거기에 경이로움과 아름다움과 장엄함이 있다면, 과학이 그러한 속성들을 발견해 낼 것입니다. 만약 그러한 것들이 없다면, 과학이 그것을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로 1952년 카슨이 미국 도서상을 받게 됐을 때 대중 앞에서 한 연설이다. 우리는 바다의 경이로움을 과학적 법칙으로 습득했다. 그러나 자연 그 자체로서 바다의 중요성을 조명한 카슨의 시선은 당시에도, 바다가 위협받는 현재에도 유효하다. 바다의 교과서라 불리는 이 저서는 바다의 경이로움을 탁월한 문학적 감각으로 풀어내 그 생명성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묘사했다. 그리고 바다로 ‘둘러 싸인’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1부에서는 태초에 바다에서 생명체들이 발생한 과정과 자연과 함께 순환하는 바다의 모습에 대해 주로 설명한다. 바다의 색깔이 파란색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계절과 함께 다양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면 이해하기 쉽다. 봄의 시작을 비추는 햇살은 영양을 공급하는 화학물질과 식물플랑크톤을 만든다. 전체 바다 표면은 식물 세포 속에 들어 있는 색소 알갱이에 따라 △갈색 △빨간색 △초록색 등으로 변한다. 플랑크톤에 뒤이어 바다쇠오리, 풀머 바다제비 등의 생명체로 바다는 가득 찬다. 가끔 여름 바다는 보석빛처럼 반짝 거리기도 한다. 작은 새우 메가닉티파네스가 만드는 밝은 인광 탓이다. 죽은 듯 보이는 황량한 회색빛의 겨울 바다에도 생명력이 숨어있다.차가움 속에 생명체들은 잠시 바닥으로 가라앉을 뿐이다. 봄이 오면 다시 바다는 생기를 띤다.
2부에서는 태양, 달과 함께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다의 모습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인
▲ 바다는 생명으로 가득 차있다./ⓒDerek Keats
간과 바다와의 관계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진다.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무기물의 보고다. 역시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소금을 비롯해 △마그네슘 △브롬 △요오드 등의 광물질은 우리 실생활의 원천이다.
가장 주목받는 자원인 석유는 바다에 퇴적됐다가 천천히 분해된 동식물의 시체에서 30%를 충당한다. 또한 바다는 '햇볕에 과도하게 내리쬐는 계절에는 예금을 받고, 부족한 계절에는 예금을 내주는 태양 에너지 저축은행'으로 표현되는 온도 조절 장치다. 해류를 통해 지구 절반의 열을 재분배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카슨은 인위적으로 해류의 패턴을 변화시켜 기후를 변화시키려는 인류의 노력을 비판적으로 봤다. 그 예로 멕시코 만류를 미국 동부 연안에 더 가까운 곳으로 지나가게 해 겨울을 덜 춥게 하려는 노력은 실효성이 없었다. 겨울의 찬바람은 중력에 따라 따뜻한 물 위의 저기압 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을 조정할 수 없다.
▲ ⓒDerek Keats
카슨이 책을 쓴지 약 50년이 지났다. 그녀는 처음으로 ‘생태학’, ‘생태계’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며, 바다가 위험에 처했음을 경고했다.인류는 바다의 무한함을 핑계로 번번이 일어나는 기름 유출 사고와 폐기물처리 문제를 정당화시킨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도의 상승은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이다. 바다는 과연 영원할 수 있을까.
저자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그 곳의 생명체들와 함께 묘사하면서 책을 읽는 독자가 생명체의 소중함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많은 지식을 재조합하고 있는 파란색의 표지의 학술책은 바다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당신에게 의외로 재미있게 읽힐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