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기진 기자 (skkujin@skkuw.com)

▲ 자과캠 김금옥 환경미화원./ 김기진 기자 skkujin@skkuw.com

기숙사를 제외한 자과캠 전 건물의 환경미화는 건물통합관리 전문업체인 미성엠프로주식회사(대표이사 서요원, 이하 미성엠프로)가 맡고 있다. 우리 학교 자과캠 지부에는 남자 17명, 여자 76명 총 93명의 환경미화원(이하 미화원)이 63세의 정년으로 정규 채용돼 근무하고 있다. 지난 1일 미화원 김금옥 씨를 출근부터 퇴근까지 밀착 취재해 미화원의 일과를 그려봤다.

5월 첫 새벽의 공기는 쌀쌀했다. 새벽 5시에 도착한 기초학문관 51102호 미성엠프로 사무실에는 이미 불이 밝혀져 있었다. 사무실에서 감독과 함께 직원들의 출근을 기다리고 있는 김금옥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 근무한 지 20년이 넘은 금옥 씨는 현재 미성엠프로 성대지부 환경미화부의 반장으로 일하고 있다. 감독을 보조해 캠퍼스 전 구역의 청소 상황을 점검하고 때로는 담당 구역의 미화원과 같이 청소를 한다.
사무실 책상 위에는 미화원들의 서명을 받는 종이가 놓여 있었다. 노동절이었던 당일에 근무하는 대신 건학기념일(9월 25일)에 휴무한다는 내용에 대한 동의서였다. 근무 특성상 노동절 휴무가 불가능해 평일인 건학기념일에 보상휴가제를 시행하는 것이다.
이날 금옥 씨의 일은 얼마 전 담당 미화원의 정년퇴직으로 자리가 비어있는 삼성학술정보관(이하 삼도) 2층과 3층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삼도의 복도는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둑어둑했다. 금옥 씨는 불을 켜고 화장실부터 청소를 시작했다. 밤새 채워진 쓰레기통을 치우고 바닥을 쓸고 닦았다.
오전 7시경부터 금옥 씨는 삼도에서 청소를 하는 동료들과 함께 커피와 김밥을 먹으며 간식 시간을 가졌다. 미화원들은 건물 이용이 시작되기 전까지 청소를 다 마쳐야 해 아침 식사 시간은 따로 없다. 그래서 미화원들은 출근 전에 밥을 먹고 오거나 간식을 챙겨와 끼니를 해결한다. 미화원들은 대부분 학교 근처에 사는 주민이다. 연령대는 보통 40~50대이지만 60대 미화원도 근무하고 있다. 일을 해보고 난 뒤 동네 친구들에게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금옥 씨는 자신의 직장에 대해 “보람 있고, 건강도 관리하고, 돈도 벌고 장점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는 ‘외곽’이라고 부르는 야외 청소를 시작했다. 건물별로 구성된 각 부서의 미화원이 함께 건물 주변의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줍고 화단의 잡초를 뽑는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두 번 ‘외곽’을 돈다.

▲ 삼도 6층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 김기진 기자 skkujin@skkuw.com

1시간가량의 야외 청소 후에 삼도 6층에 있는 휴게실에서 휴식시간을 가졌다. 미화원의 휴게실은 건물마다 마련돼 있다. 4년 전 미성엠프로가 첫 대학교 사업장으로서 우리 학교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부터 미화원의 근무환경은 진전되기 시작했다. 이전의 열악한 환경에 비해 많은 점이 개선됐다. 휴게실에 온돌 패널과 에어컨이 설치된 것도 그 이후였다. 금옥 씨는 “근무 초기에는 학생회관이 담당 구역이었는데, 당시에는 쉴 만한 곳이 없어서 스티로폼을 깔고 그 위에서 쉬곤 했어요”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전에는 없던 연차도 1년에 16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전 11시부터는 미화원들의 점심시간이다. 식사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식이다. 미화원들은 학생회관 1층 학생식당으로 가서 계산대 앞에 놓인 명부에 사인한 뒤 밥을 배식받는다. 메뉴는 2500원짜리이며 그 이하 가격대의 메뉴도 선택할 수 있다. 일상적인 오후 근무는 외곽 청소 후 담당 구역을 수시로 점검하는 일이지만, 이날은 특별히 삼도 후문 바닥의 얼룩을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시험이 끝나면 매번 이뤄지는 이 작업은 흡연자가 뱉은 침으로 더러워진 바닥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이다.
얼룩 제거 작업을 마친 2시경, 금옥 씨는 삼도 3층의 화장실 상태 점검에 나섰다. 하루에 보통 4~5번의 점검이 이뤄진다. △바닥과 세면대 청소 △변기 칸의 쓰레기통 수거 △소변기와 변기 정리 등 화장실 전반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는 다시 청소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하루의 작업을 끝맺음하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난 뒤, 업무 마감 시간인 오후 3시 30분이 되자 금옥 씨는 퇴근길에 나섰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게 93명의 미화원은 성균관의 아침을 열고 있었다. 깨끗하게 청소한 곳에서 학우들이 공부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금옥 씨. 그녀와 같은 미화원들의 노고가 있기에 매일 성균관의 시작은 항상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