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태형 기자 (xogud246@skkuw.com)

나는 일산에 있는 집에서 통학을 한다. 그래서 평소에 기숙사나 원룸에 사는 것에 대한 로망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집 밖에서의 삶은 어떨까하는 나의 궁금증은 주거 기획으로 이어졌다.
기획 준비 과정에서 접한 대학생의 주거 환경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했고 그 속에서 학우들이 겪는 고충 또한 제각각이었다. 학우들을 만나 얘기하면서 주거환경에 대한 그들의 기대치가 생각보다 많이 낮다는 것을 느꼈다. 잠만 편하게 잘 수 있으면, 한 달에 30만 원 이하면, 소음문제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집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고민보다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취재과정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 또한 목격했다. 그것은 일부에서의 변화가 아닌 사회 전체적인 변화였다.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우리 학교 또한 기숙사를 신설 중이다. 대학생들은 공급 증가 과정에서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존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거 형태를 모색하는 이들도 봤다. 이러한 동시다발적인 움직임은 대학생 주거 문제가 최근 6개월간 대학가의 가장 큰 이슈였고, 사회 구성원들이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사실 취재 과정에서 기존 주거 시설을 운영하는 임대인, 고시원 주인 등의 고충도 접하게 됐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더 나은 삶에 집중하다보니 그들의 고민은 담지 못한 것 같다.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대학생을 위한’ 기사를 썼기에 후회는 없다. 다음번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대해본다.
변화는 시작됐고 5년 내로 대학생의 주거 환경은 많이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학우들이 집의 가치를 잠자는 것에 국한시키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집은 삶 그 자체다. 지인들을 초대해 친목을 도모할 수도 있고 미래 설계를 위한 사색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집에서의 활동이 결국 바깥으로도 이어지게 된다. 때문에 더 나은 집, 더 나은 삶에 대한 고민은 멈출 수 없다. 변화는 계속돼야 한다.

▲ 김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