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박서영(사과계열13)
지난 1학기에 논리 글 작성을 위해 성균관대 재학생 123명을 대상으로 고카페인 음료 복용 실태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약 3명 중 2명의 학생이 고카페인 음료를 복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복용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81.7%의 학생은 시험 기간 등 피곤할 때에만 일시적으로 고카페인 음료를 복용한다고 했다. 특히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주요 이유로 시험공부를 택한 응답자는 72%에 이른다. 즉, 많은 학생들이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현상의 기저에는 음료 자체의 맛 등에 대한 선호보다는 음료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위의 조사에서 드러나듯 고카페인 음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에너지 드링크’라는 이미지의 구축과 이에 대한 사람들의 암묵적인 수용이다. 고카페인 음료의 부작용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례들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은 고카페인 음료를 ‘피곤한 시험 기간에 힘을 줄 구원투수’로 인식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는 소주와 고카페인 음료를 섞어 만든 술이 ‘소핫’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앞서 성대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고카페인 음료의 각성효과가 술을 마실 때 피곤을 덜 느끼게 한다고 설명한 학우가 있었다. 이제는 술을 마실 때조차도 우리는 ‘에너지’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15분으로 OECD국가 중에서도 가장 짧은 축에 속한다고 한다.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사람들이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또 그런 순간 ‘에너지 드링크’라도 마셔서 당장의 피로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고카페인 음료를 복용해 본 학생 중 약 4명 중의 1명(23.2%)은 두통, 손 떨림, 현기증 등의 신체적 부작용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일시적인 카페인의 각성효과가 수면을 통해 진짜 에너지를 보충할 기회마저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에너지’라는 유혹에 무너져 우리는 진짜 ‘에너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