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나영 기자 (nayoung4798@skkuw.com)

가끔 나는 이 사회의 구성원 중 과연 몇 순위의 사람일까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세상엔 나보다 예쁜 사람, 공부 잘하는 사람, 날씬한 사람이 너무도 많다. 사실 이건 자격지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곳, 성대신문사에서 나는 모든 사람들과 평등해짐을 느낀다. 기자로 활동하면서 나는 누구에게나 ‘질문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한 분야만 공부해 온 전문가에게 마음껏 질문하고 그들과 논쟁할 수 있다. 성대신문 기자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조류독감에 대한 보도가 매스컴을 가득 채웠다. 매번 스윽 지나치며 보던 내용이었지만 갑자기 욕심이 생기더라. ‘이걸 꼭 기획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설 연휴 내내 머리를 싸맸다. 어렸을 때부터 난 항상 혼자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맞벌이 하는 부모님 밑에 외동딸이었던 나는 딱히 질문할 사람이 없었다. 혼자 고민하고 혼자 결론을 내렸다. 그게 잘못된 결론이든 아니든 그걸 수정해줄 사람은 딱히 없었다.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하기 전 내 모습은 딱 어린 시절 내 모습이리라.
취재를 시작할 때 난 더 넓을 세상을 볼 생각에 항상 설렌다. 그 때 나는 어른이 되는 걸까. 일반 학우로 생활했다면 한 번도 만날 일 없었을 그들과 나는 일종의 교감을 한다. 한 가지 주제로 말이다. 그 과정이 나에겐 너무도 기쁘다. 내 질문을 받아주고 정확하게 답해줄 사람이 있다는 바로 그것. 조류독감에 대해, 동물복지 축산농장에 대해 나는 누구보다도 깊고 넓게 질문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비록 시간, 건강, 학점을 잃을지라도 지금의 내 생활에 무척이나 만족한다. 그 권리 안에서 비로소 나는 자유롭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