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민호 기자 (juvenile0223@skkuw.com)

우리 학교 자과캠 기숙사인 봉룡학사(학사장 이정석)의 새로운 상벌점제와 관련해 사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봉룡학사 운영실(이하 운영실) 측은 이번 학기부터 기존의 벌점제에 상점제를 더해 상벌점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상벌점제는 신설된 상점조항 7개와 변경된 벌점조항 26개로 운영된다. 운영실 관계자는 “기존 제도는 사생들의 위반사항만을 적발했다”며 “이를 보완하고 건전한 기숙사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상벌점제를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생들은 인터넷 성대사랑 커뮤니티(이하 성대사랑)에서 상벌점제가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상벌점제가 △기숙사 행사 강제 참여 △사생 간 불신 조장 △운영실 측의 사생 선발권 남용 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행사 참여 부담 가중하고, 사생 간 불신 키워
기숙사 행사와 관련된 상점조항 2항과 3항은 공모전과 문화 행사에 사생들을 강제로 참여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사생은 성대사랑에서 “상점제는 행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며 “사생들이 상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행사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운영실 측은 “기존의 공모전과 문화 행사에 사생들이 만족했다”며 “벌점을 지울 방법이 없는 사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해당 조항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학기 열린 9번의 문화 강좌 중 7번 이상 참여한 사생은 3800명 중 15명에 불과했다. 또한 장민호(신소재13) 학우는 “문제는 프로그램의 질”이라며 “참여 강제보다는 내실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반 사항 신고와 관련된 상점조항 4항에 대해서는 사생 간 불신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운영실 측은 “실내 흡연과 같이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을 신고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기존에는 사생들이 이를 묵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운영실 측은 흡연자만 처벌하던 벌점조항 9항을 흡연을 목격하고도 묵인한 사생에 대해서도 처벌하도록 개정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학우는 “묵인하는 행위에까지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자율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민우(시스템10) 사생회장 역시 “감시 체제가 형성될 우려가 있다”며 문제에 공감했다.

독단적 결정 방식, 사생 의견 반영해 추가 논의해야
새로운 상벌점제로 인해 운영실 측이 사생 선발권을 남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운영실 측은 다음 학기부터 상벌점의 총합을 기숙사 우선 선발 기준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봉룡학사는 지난 학기 7회 이상 문화 강좌에 참여한 사생에 한해 이번 학기 기숙사 우선 선발권을 부여한 바 있다. 운영실 관계자는 “기존에 중점학과 학우를 우선적으로 선발한 데 비해 좀 더 공평한 방식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육지수(화공13) 사생은 “선발 방식 자체는 괜찮지만 운영실 내부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생들은 새로운 상벌점제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모호하다는 평을 내렸다. 특히 모범 사생과 추천 받은 사생에 대한 혜택을 골자로 하는 상점조항 6항이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다. 박교태(반도체13) 사생은 “모범 사생과 운영진 추천 사생의 선발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구체적인 기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지적들에 대해 운영실 측은 “추가 협의를 통해 세부 운영안에 설명을 덧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생회장도 “사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운영실 측과 지속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