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건호 기자 (rheegh95@skkuw.com)

▲ 침팬지와 동물학자 제인 구달이 공감을 이뤄내고 있다. / ⓒuky.edu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관계의 힘」의 저자 레이먼드 조는 “현대인 10명 중 3명이 가족 간에 대화를 거의 하지 않고 10명 중 8명이 직장에서 동료와 불화를 겪는, 각박하고 외로운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인간은 상대방의 마음에 공감하도록 신경 의학적으로 발달해왔다. 그러나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줄어 공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간에게 공감은 필요하고, 공감 능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할까? 그것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이론’ 덕분이다. 마음이론은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예측하게 하는 능력이다. 이 이론은 1985년 영국의 심리학자 사이먼 바론 코엔이 실시한 실험에서 나왔다. 바론 코엔은 만 4~5세의 유아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큐 100 이상 자폐아동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1. 철수와 영희가 방에 들어와 바구니에 구슬을 숨기고 나갔다.
2. 철수가 혼자 몰래 방에 들어와 바구니에서 상자로 구슬을 옮겼다.
3. 나중에 영희가 혼자 방에 돌아와 구슬을 찾을 때, 바구니와 상자 중 어디로 갈까?

 이 실험의 핵심은 철수의 행동을 지켜본 관찰자가 구슬이 상자에 있다는 것을 알지만, 영희가 바구니로 향할 것으로 예측했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 대다수 유아는 영희가 바구니로 구슬을 찾으러 갈 것이라 답했고, 대다수의 자폐아동은 상자로 갈 것이라 말했다. 유아는 마음이론을 가지고 있고, 자폐아는 마음이론이 손상됐기 때문에 대답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마음이론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할 때 마치 자기가 행동하는 것처럼 느끼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마음이론을 담당하는 ‘거울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다.
 거울 신경세포는 자코모 리촐라티의 원숭이 실험으로 처음 발견됐다. 실험 결과, 원숭이의 뇌에서 다른 원숭이가 땅콩을 손으로 잡으려는 모습을 관찰했을 때와 직접 땅콩을 손으로 잡았을 때 똑같은 신경 신호가 나타났다. MRI를 이용한 뇌 이미지 실험에서 인간 역시 다른 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기만 해도 직접 움직일 때처럼 활발한 뇌 신경 반응이 나타났다. 이를 통해 마르코 라코보니는 뇌의 특정 영역에 거울 신경체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거울 신경체계가 다른 대상이 내는 소리에도 반응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거울 신경체계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에도 자극받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공감 능력을 향상하는 방법은 크게 거울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방법과 변연계를 교정하는 방법이 있다. 거울 신경체계는 뇌섬엽을 중심으로 감정 중추인 변연계와 연결돼 있다. 그래서 사람이 타인의 표정을 관찰하면 운동 영역인 거울 신경체계가 표정을 모사하고, 그 신경 신호가 뇌섬엽을 따라 변연계로 전해져 타인의 감정을 읽게 된다. 거울 신경세포는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 하면 자극을 받아 발달한다. 우리 학교 의과대학 신영철 교수는 “무엇보다도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거울 신경세포 능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해 서로 영향을 주면 변연계가 발달해 공감능력이 향상한다. 친구의 페이스북에 쓰인 감성 글을 보고 단순히 좋아요만 누르고 있지는 않은가? 공감하기 위해 친구의 행동과 마음을 관찰하고 대화하라. 당신의 거울 신경세포가 발달하도록.

◆변연계=동기와 정서를 주로 담당한다고 여겨지는 여러 구조물을 가리키는 용어로서, 변연 피질과 해마 등이 포함된다.
◆뇌섬엽=전두엽과 두정엽, 측두엽에 의해 덮여 보이지 않는 대뇌피질 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