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학기가 시작된 지 벌써 2주가 되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3주 전부터 한 학기가 시작된 것 같았다. 새터를 준비하고, 새터를 가서 미친 듯이 놀고,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는 것을 시작해서 또 신입생 환영회를 준비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마치고...이제서야 큰 행사들이 점점 정리돼서, 신문사의 동기가 마련해 준 기회를 계기로 그간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바쁠 때마다 정신없다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요즘같이 정신없다는 표현이 적확한 적도 없었다. 여러 행사를 준비하면서 마음고생도 하고, 쓸데없는 걱정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소모한 감정을 선배님들, 열사람 친구들, 또 새로 알게 된 너무 좋은 친구들, 후배들 덕분에 다시 가득 채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이 짧은 기간을 요약할 수 있겠다. 앞으로 이 사람들과 함께할 이번 학기가 너무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의 즐거움과 기대만으로는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 전공 교수님께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퀴즈를 준비하시고, 또 한 교양 교수님께서는 다음 주 화요일에 중간고사를 칠 것이라고 예고하셨다. 사물함이 없어 가방 한가득 들고 다니는 전공서적의 무게가 단순한 무게가 아니라 한 학년만큼 내 삶에 더해진 책임감의 무게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그런 생각을 하니 새내기 시절의 1학기처럼 지금을 마냥 즐기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도 이 더해진 부담이 싫지만은 않다. 새내기 때는 마냥 즐겁게 사는 것을 당시 삶의 목표로 삼아서 여기저기 붙어 다니며 여러 경험을 해본다고 다녔지만, 돌이켜보면 그렇게 의미 있는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새내기면 놀아야 한다는 주위에서 접한 말도 안 되는 조언 때문에 오히려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면서 살았다. 그래서 더욱 애매한 시간이었다. 재미없진 않았지만 일생에 남을 추억을 남긴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이 훨씬 즐겁고, 기억할 만한 추억도 많다. 아마 나에게 더해진 이 부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동네에서 하는 축구보다 고 3때 야자 빼먹고 하는 축구가 더 재미있었던 것처럼, 내가 내 삶에 충실한 상태에서 느끼는 재미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법인 듯하다. 매일이 즐거운 지금 같은 삶 속에서도 내가 해야 할 것을 잊지 말 것을 다짐해 본다. 2학년 1학기 화이팅!

 

 

 

 

 

 

 

▲김선식(통계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