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연(경영13)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카톡! 카톡!"?
집안에 울려 퍼지는 소리에 아침잠에서 깨어나 휴대폰 화면을 본다. 팀플 조원들이 이번 주에 있을 프로젝트에 대해 단체 채팅방에서 한창 논의 중이다. 나도 내 의견을 몇 문장 보내 놓고는 다시 잠을 청한다.
나는 카카오톡(이하 카톡)이 없으면 못 살 정도로 하루에 엄청난 양의 시간을 카톡 메시지 주고받기에 할애하고 있다. 카톡 아이디가 없으면 학교 조별 과제나 동아리 모임 등에 관한 것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이니, 카톡 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과연 우리는 카톡을 통해 더 나은 삶, 더 편리한 삶을 온전히 누리게 됐냐는 것이다. 카톡은 수많은 장점과 맞먹을 만한 어마어마한 폐해들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 사이에 면대 면의 소통이 단절된다는 것이다. 평소 길을 걸을 때,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 카톡을 보는 것은 좋다. 그런데 문제는 친구들을 만날 때나, 어느 모임에 참석해서나, 직접 마주 보고 이야기할 상대가 앞에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시간으로 핸드폰 화면을 보며 카톡 안의 친구들과 대화하기에 바쁘다.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카톡이, 역설적으로 진정한 소통의 길을 막고 있는 꼴이다. 이는 특히나 젊은 연령층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나가다 카페 안을 들여다보면, 친구들끼리, 심지어 연인들까지 모여 앉아 각각 핸드폰으로 채팅을 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에서 찾을 수 있다. 내 사진을 올리고, 근황을 알리고 이런 것들, 물론 좋다. 신선하고 재미있다. 그런데 이 기능은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에 너무 몰입하게 된다는 문제를 가지고 온다. 고작 사진 몇 장과 문장 한두 줄이 무슨 문제가 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실제 나의 경험을 빌려서 말하자면, 친구 목록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찾아보고 종종 나의 삶과 비교하며 불만을 토로하게 된다. 자랑인 듯 자랑이 아닌듯한 사진들을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들의 삶에 부러워하고, 나는 지금 왜 저렇게 즐겁지 못할까 비교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암호 같은 상태 메시지들을 보면서 그 생각을 읽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물론 이것들이 단순히 서로의 근황을 알 수 있는 도구가 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카톡 상태 메시지를 통해 한 명을 저격하는 글을 올리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이러한 것들이 사소한 문제 같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큰 문제로 불거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지만, 또 한편으로는 없어도 됐을 텐데 굳이 만들어져서 여러 가지 폐해를 낳고 있는 카카오톡. 이 시대를 살아갈 우리 젊은이들에게 안겨진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김태연(경영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