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파파 김준학씨

기자명 이건호 기자 (rheegh95@skkuw.com)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푸짐하게 먹은 윤호는 목이 말랐다. “밥도 배부르게 먹었고, 뭔가 마시고 싶어. 생과일주스 마시러 하하파파 가자!” 윤호와 친구들은 방금 만든 신선한 생과일주스를 마시며 삼성학술정보관(이하 삼도)에 간다. 9시 40분, 삼도가 닫자 그의 무리는 밖으로 나왔다. “야식으로 하하파파 컵닭? 내가 살게!” 자과캠 학우들의 후식과 야식을 책임지는 아저씨, ‘하하파파’의 김준학 씨(사진)를 만나봤다.

하하파파는 김준학 씨의 두 자녀인 하율이와 하성이의 이름을 땄다. 말 그대로 두 아이의 아빠라는 의미도 있고, 항상 웃는 아빠라는 중의적 표현이다. 가게를 열었던 당시 두 아이의 아빠였던 그는 2주 뒤면 네 아이의 아빠가 될 예정이다. “가족의 역사를 성대와 함께했지.(웃음)”
어렸을 때부터 요리를 좋아한 그는 적성에 맞지 않던 기계공학과를 그만두고 조리학과에 진학했다. 아저씨는 2010년 여름, 자과캠 쪽문 근처에 생과일주스로 첫 장사를 시작했다. 유난히도 더웠던 그해 여름, 생과일주스는 날개 달린 듯 팔려나갔고, 학생들의 입소문을 타며 대박이 났다. 아저씨는 그 기세를 몰아 컵닭 가게까지 차렸고 학생들의 ‘야식’까지 책임지게 됐다.
어느덧 두 집 장사하는 사장님이 된 그. ‘항상 웃는’ 아저씨라지만, 오전 11시 반부터 새벽 1시까지 두 가게를 운영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터다. 하지만 이런 그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학생들이다. “학생들을 만나는 게 좋아. 솔직히 두 가게를 운영하기 힘든데, 젊은 학생들이랑 소통하니까 몸도 어려지는 것 같고 덜 힘들어.” 이런 그에게 학생들이 드문 방학 기간은 오히려 학기 중보다 더 힘들다. “돈을 내고 사 먹는 소비자 입장이지만 항상 ‘감사합니다’는 말을 하는 학생들 덕분에 장사하면서 오히려 기분이 좋아져.” 그에게 학생들은 ‘손님’이 아닌 착한 동생들이다. 아저씨는 가게 문을 열어 놓고도 걱정 없이 다른 곳에 자주 다녀온다. 그럴 때면 항상 학생들이 빈 가게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가게 문 열어놓고 자리 비우느냐고 혼을 낸 적도 있어.”
아저씨는 학우들과 얽힌 또 다른 일화도 공개했다. 단골인 학우 4명이 유럽 여행 도중 에펠탑 앞에서 하하파파가 쓰인 종이를 든 인증 사진을 아저씨에게 줬다. 그 사진을 받은 아저씨는 감동했고, 학생들에게 더욱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됐다. 자신의 가게에 오는 학생들을 보며 아저씨는 학우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마다치 않았다. “지금 대학생들을 보면 구체적인 목표 없이 학교에 다니는 것 같아. 나도 그랬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목표 없이 시간을 허비한 게 정말 후회가 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벌여 놓은 일들이나 열심히 해야지. 이제 넷 째 아이도 태어나고 지금도 충분히 힘들어!” 힘들다고 말하지만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은 그의 얼굴에서 현재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날씨처럼 화창하고 좋은 하루 보내라!” 항상 곁에서 우리를 응원하는 하하파파 아저씨, 학우들은 그에게서 음식뿐만 아니라 좋은 하루도 함께 얻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