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기자명 나다영 기자 (gaga0822@skkuw.com)
▲ 정몽준 / ⓒ서울대학언론권연합회 제공

지난 20일, 숙명여자대학교 강의실에서 서울시장후보인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만났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과 어른의 책임감을 말하며 그는 기숙사 개발과 대학관광문화특구 신설로 서울시의 도시계획을 말했다. 자신을 ‘알부자’로 칭하는 정 후보에게 서울권 대학생의 미래를 들어봤다.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는 서울지역 16개 대학 학보사의 연합체다. 학보의 주 독자가 대학생과 20대인 만큼 20대에게 정몽준 후보가 어떤 후보인지 말해 달라.
‘정을 몽땅 준 사람’이다. 별명은 ‘알부자’로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다. 2002년 월드컵 FIFA 부회장으로 한국에 월드컵을 유치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회복지재단인 송파구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현대 중공업 사장으로 일할 때는 ‘일하고 싶은 회사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정 후보가 대학을 다니던 70년대의 대학생활은 어떠했는지 알고 싶다.
대학 시절 ROTC 13기생으로 졸업했는데 군 생활을 미리 한 것이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기르는 계기가 됐다. 1학년 때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아져 혼자 생각을 많이 했으며, 독일어를 좋아해 문화원에 다니기도 했다. 학부시절 경제학을 전공하고 존스홉킨스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그때 국제정치와 미국외교 분야를 배우면서 일본 지역 연구와 핵전략정책에 대해 공부했다.

#국토교통부는 주택바우처 도입 등을 통해 2017년까지 대학생 주거지원률 25%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 후보는 서울시의 대학생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서울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수도권에서 평균 13.5%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대학부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돼 있어 학교 안에 여유 부지가 있더라도 기숙사를 못 짓고 있는 상황이다. 개발 제한구역을 완화해 대학교 안에 더 많은 기숙사를 짓도록 하겠다. 현재 10% 수준에 불과한 것을 20%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공약에서 임대주택 1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중 2만 호는 대학생을 위한 원룸형과 기숙사형으로 공급할 생각이다. 시 자체에서 대학들이 많은 기숙사를 확보하도록 돕고, 기숙사형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도록 하겠다.

#대부분 대학생은 원룸 등 임대주택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 받고 있지 못하다. 일부 학생단체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만 제한적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가.
다양한 주거정보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현재 서울시의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 ‘공동주택관리 지원센터’ 등의 기관 간 분절로 인해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기에는 한계를 가진다. 주거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주거지원 정보센터’를 만들어 대학생을 포함한 모든 서울 시민들이 편리하고 쉽게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나아가 탈북정착민과 외국인들의 주거문제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대학진학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등록금과 교육의 질 문제는 중요한 이슈다. 현재 서울시 대학들의 교육의 질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등록금 수준’을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며 동시에 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반값등록금’ 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최고의 지성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 그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고의 대학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리는 표현이다. 대학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많이 훼손되는 것 같다. 프랑스와 독일은 대학 등록금이 면제된다고 하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등록금이 높은 미국은 대학의 힘으로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다. 등록금은 올라가지 않는 게 좋지만 등록금만을 문제 삼지 말고 장학금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반값등록금으로 학생들의 부담은 줄었지만, 이에 따른 대학의 예산 감소 문제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장이 될 경우 시립대 등록금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인하 정책이 계속될 경우, 예산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실제로 ‘반값등록금’ 법안을 좋아하는 대학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시립대의 대학재정이 나빠져 대학 교수분들의 연구비가 20~30만 원 정도 깎였다고 들었다. 등록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큰 문제지만 그것보다 방금 말한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고 장학금을 더 많이 주는 방안이 더 좋은 것 같다. 등록금과 장학금 문제는 학생과 교수분들과 상의해서 좋은 공감대를 만들도록 하겠다. 학생들에게 갑자기 부담이 늘어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인천, 경기도 등 서울시 외곽지역에서 통학을 하는 많은 대학생들이 교통문제를 겪고 있다. 경기도에서 서울시에 증차를 요구했으나 교통혼잡의 이유로 반대했다. 서울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계획 중인가.
서울시에서 왜 안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증차의 필요성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서울과 경기도에 많은 교통량이 있는데 필요하면 대중교통 수단을 더 많이 개발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과 광역버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신촌 및 경춘선 철도 인근을 ‘대학 문화 관광특구’로 지정하고 대학 밀집지역을 활성화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우리는 불행한 나라다. 도시 계획에 대한 개념이 약한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 서울은 계획 없이 촌락부락이 커져서 된 도시, ‘outgrown village’로 애초부터 도시계획이 없었다. 파리의 세느강은 실제로 봤는데 아주 작더라. 서울은 파리보다 자연조건이 좋은 아름다운 곳인데 운이 없어서 도시 계획이 없는 것이다.

관광의 핵심은 다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사람구경을 하는 것이다. 알레스카 여행을 가도 처음에는 경치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하며 찬사를 보내지만, 곧 맛있는 것을 생각하게 되더라. 도시계획을 제대로 해서 신촌 대학일대를 사람 구경하러 오도록 만들겠다. 신촌일대에는 벤처하기가 좋은 연세대와 전 세계 여자대학 중 가장 큰 이화여대가 있다. 서강대와 홍대의 젊은 거리들은 서울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고려대와 경희대 일대의 땅을 사서 외국인들이 와서 한국의 대학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문화 특구로 만들겠다. 현재 서울시의 문화예산 비율이 2.2%까지 감소됐는데 3%까지 다시 올릴 것이다. 서울시의 젊은 예술인들을 뒤에서 돕는 예산을 지원하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안전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는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울시장이 될 경우 서울시 내부의 규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규제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이 ‘서랍 속의 규제’다. 동작구 의원일 때 남석초등학교 개발안을 부처 책임자에게 갔다 줬는데 전례가 없다고 해주지 않더라. 지금 우리나라 정부가 창조경제를 추구하는데, 어떻게 창조경제가 전례를 찾고 있느냐. 이런 것이 바로 규제다. 우리나라는 관은 높고 민간은 천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관존민비 의식이 만연하다. 관은 공무원을 위한 조직이며 나라에는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국토관련법에 의해 주거에서 용적률이 높으면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서울시는 조례로 그 용적률을 50%씩 다 깎아버렸다. 많은 규제에는 다 이유가 있고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합리적으로 조정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기관 이전 부지에 ‘벤처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이며 부지 매입을 위해 7조 원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실 방안인지 궁금하다.
내년과 후년 서울에 있는 100여 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해 서울에는 82만 평의 부지가 생기게 된다. 서울에서 행정 및 공공업무, R&D 분야 등 다양한 기능이 유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전 비용확보를 위해 수입중심으로 매각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된다. 정부와 협의해 서울시 차원에서 이전 기관 부지에 ‘창조산업 벤처 산업단지’를 조성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재원은 서울시가 매년 1000억 원 정도의 부지를 매입해 창업보육, 기업지원시설 입주 등 선도사업을 시행하고 민간개발을 유도해 지식 산업센터를 유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울지역 대학생과 20대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를 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일반 서민의 어려움을 모르지 않냐는 비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공동대표로 사업가 출신의 부자다. 그 분이 부자인 건 괜찮으면서 나는 왜 비난받는지 모르겠다. 나는 서민을 중산층으로 만든 정치 실적을 가지고 있다. 울산 회사에서 일할 때 ‘반값 아파트’처럼 아파트를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보급했다. 당시 자가 보유율이 99%까지 돼 서민이 집을 통한 재산 증식으로 중산층이 되도록 만들었다. 또한 대학 시절 경제학과 경영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 내에서 어떻게 공동체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울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선배로서 대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시길 바란다. 우리나라가 1년에 4%씩 성장하면 십 년 후 4만 불 국가가 될 것이다. 4만 불 시대를 대비해 인생계획을 잘 세우길 바란다.

▲ 지난 22일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의 주관으로 정몽준 후보와 인터뷰가 이뤄졌다. / ⓒ서울대학언론권연합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