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만남 - 박경우(심리08) 학우

기자명 이종윤 기자 (burrowkr@skkuw.com)

2008년 3월, 청주에서 서울로 갓 올라온 새내기가 있었다. 우리 학교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정말 좋았던 그는 설레는 맘으로 캠퍼스를 거닐었다. 그러던 중 집어 들게 된 성대신문. 그렇게 박경우(심리08·사진) 학우는 4학년이 된 지금까지 7년째 성대신문을 읽고 있다.

▲ 박경우(심리 08) 학우. /한영준 기자 han0young@

08학번이면 제법 고학번이다. 학교생활 중에 그런 걸 느끼나.
자주 느낀다. 특히 수업에서 조모임을 하는 경우에 내가 자동으로 조장이 될 때. 어떤 조에 들어가도 대부분 내가 제일 나이가 많다. 요즘 학교에서 나한테 반말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1학년 때부터 심리학과 학생회에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부회장까지 맡았고. 과에 대한 애정이 많아 보인다.
전공예약생으로 들어와 새내기 때부터 심리학과 과방에 자주 드나들었다. 덕분에 다른 동기들보다 과 선배들을 일찍 사귈 수 있었는데, 선배들이 아주 잘해줬다. 지방에서 갓 올라와 아무것도 모르던 날 정말 많이 챙겨주고, 같이 돌아다니고, 맛있는 밥과 술을 사주고. 그런 것들이 정말 고마웠다. 자연스럽게 심리학과에 대한 애착이 매우 커졌다.

성대신문 꽤 오래 읽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변한 점이 있나.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새내기 시절의 성대신문 기사는 대부분 학교 공식행사나 학문적 이슈에만 집중해 소식지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학우들의 이야기와 고민거리도 다뤄주면서 그 울림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예로 학내 스토킹, 학생회비, ‘가만히 있으라’ 특집 등이 그랬다.

성대신문이 좀 더 다뤄줬으면 하는 부분은 없나.
학우들의 학교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과 학생회다. 이들이 과연 학우들의 필요에 따라, 그리고 학칙에 따라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감시자 역할을 하는 게 성대신문의 역할인 것 같다. 또 학과단위의 소소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심리학과 과방 바로 앞에 행정학과 과방이 있지만, 행정학과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 성대신문을 통해 다른 과 학우들과 교류하고 싶다.

이제 4학년이다. 지난 학교생활에 남는 아쉬움은 없나.
아쉬움이 많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다른 학과 학우들과의 만남이 너무 부족했다. 예전에는 내 분야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요즘 공부를 하면서 느낀다. 공부를 정말 잘하려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통섭해야 한다는 걸. 더 넓은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기회를 놓친 것 같다. 그나마 근로장학생을 했던 게 참 다행이었다. 같이 일했던 다른 학과 친구들을 통해 사회에 대한 내 시야와 프레임을 넓힐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대학원에 가서 임상심리를 공부할 예정이다. 아버지가 임상심리사라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일하는 걸 봐왔다. 임상심리라는 게 인간을 불행으로부터 건져내고 또 불행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그 일이 좋아 보였다. 평소 남을 즐겁게 만드는 것보다 남을 슬프지 않게 해주는 일에 더 보람을 느끼는 내 성격과도 맞는 것 같다. 임상심리에서 배우는 내용이 워낙 재밌기도 하고.

기자도 4학년이다. 취업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런 불안함은 없는지.
사실 대학원에 가더라도 장밋빛 인생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대학원 마치면 수련기간을 거쳐야 하고, 유학도 가야 하고, 생활비도 직접 마련해야 하는 등 걱정되는 게 많다. 그러나 대학원을 가지 않는다고 내 미래가 좀 더 안정적일 수 있을까? 어차피 불안한 미래라면 개똥밭에 구르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덜 억울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것을 극복하고 나아간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 내 목표를 이룰 때까지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