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만남 - 문지현(문정 13) 학우

기자명 손민호 기자 (juvenile0223@skkuw.com)

지난해 3월 영어쓰기 첫 수업이 끝나고 우연히 마주친 성대신문 배포대. 대학에도 신문이 있다는 사실에 마냥 호기심이 들었던 순간, 문지현(문정 13) 학우는 성대신문과 첫 인연을 맺었다. 노동문제연구회 부원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배포대에 놓인 성대신문을 잊지 않는 그녀를 만나봤다.

▲ 문지현(문정 13) 학우. /한영준 기자 han0young@

처음 접했을 당시 성대신문은 어땠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구성이 매우 알차다고 생각했다. 학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부터 학우들의 문화적 소양을 채워줄 수 있는 내용까지 담겼던 점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신입생들의 입학에 관한 1면 사진이 와 닿았다. 이제까지 봐왔던 기존 신문과는 다르게 좀 더 전문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줬다. 기자들이 신문의 내용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대신문을 읽으며 좋았던 점이나 부족했던 점을 말해 달라.
정간 기간에 짧게 발행했던 속보가 가장 인상 깊었다. 정간이란 상황에도 학우들과 소통하려 했던 자세가 매우 강렬했다. 언론의 소임을 다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였다. 한편 지난 1555호에 실린 생활광고란은 좀 아쉬웠다. 잘못된 정보가 실려 당황하기도 했고, 학보와 관련이 적은 사람의 소식을 전하는 생활광고란의 필요성에도 의문이 들었다.

이전에 문과대 학생회 사업에 참여하는 등 학내 사안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주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세상은 내 의지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개인은 사회를 구성하는 일부고, 개인의 삶은 사회 안에서 구성되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몸담는 사회인 학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맥락에서 학내 사안이 내 삶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개인이 모여 만들어진 사회라면, 어떤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때 다른 사람과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과대 학생회 정기토론회 사업에 참여해 학우들과 공론의 장을 형성하며 크게 깨달았다.

노동문제연구회에 가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앞으로 사회에 나간다는 사실은 이미 정해진 일이다. 그러나 취직을 위해 드는 비용도 많을뿐더러 스스로 정규직이 될지 비정규직이 될지 결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즉 이는 개인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의 수준을 넘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인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함께 이야기해 볼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싶었다.

노동문제연구회에서 활동하며 겪었던 일화를 말해 달라.
매년 전태일 열사 기일에 맞춰 진행되는 ‘전태일열사추모제’가 기억에 남는다. 청계천 피복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들과 핍박받는 노동자의 현실을 알린 그의 정신을 기억하자는 취지였다. 지난해 11월 마련된 연극에서는 다산콜센터 여성노동자를 연기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고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대응할 지 상상하며 무대 위에 섰다.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대신문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기자들끼리 지면을 통해 학우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 꾸준히 토론하며 채워나갔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우리 사회에서는 ‘기레기’라는 말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언론사는 자극적인 보도에 혈안이 돼 간신히 살아난 생존자들을 카메라 앞에 세우고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내용을 써나갔다. 이에 언론은 신뢰를 잃었다. 성대신문도 결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보장할 수 없다.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며 진정으로 학우들이 필요로 하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