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만남 - 김무성(인과계열 13) 학우

기자명 강도희 기자 (nico79@skkuw.com)

식단에서부터 아니, 정확히는 비 오는 날 젖은 신발에서부터 그와 성대신문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성대신문을 챙겨보지만 고급찌라시와 성균웹진이 더 재밌다 말하는 단호박 같은 사나이.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롭고 회의적인 눈을 지닌 김무성(인과계열 13) 학우를 만나봤다. 

▲ 김무성(인과계열 13) 학우. /김은솔 기자 eunsol_kim@
성대신문은 언제부터 읽기 시작했나.
사실 성대신문을 처음 접한 건 부산에서 갓 올라온 나의 자취생활을 위해서였다. 작년 1학기 비오는 날 쪽문 엘리베이터 앞에 놓여있던 신문을 신발을 말리기 위해 가져갔다. (웃음) 당시 기숙사에 살아서 밥을 차려 먹지 않았는데 신문에 있는 식단이 큰 도움이 됐다. 식단으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다른 기사들에도 눈길이 갔다. 성대신문 기자로 활동하는 아는 형도 종종 신문 읽는 걸 잊지 말라고 일깨워주더라.

성대신문 보다는 고급찌라시를 더 좋아한다고 들었다. 성대신문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고급찌라시는 형식도 신선하고, 학내 불편 사항을 거침없이 파헤쳐 좋더라. 그냥 덮어져도 아무도 모를 일을 손 걷고 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성대신문은 아무래도 자유로운 발언에 제약이 있어 아쉽다. 보는 사람이 너무 적다는 점도 안타깝다. 금요일에도 하나도 줄지 않은 신문을 보면, 기자들만의 신문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사실 요즘 학생들은 책이나 신문을 읽기에는 다들 너무 바쁜 것 같다. 나도 당장 이거 끝나고 영어발표 준비해야 하고, 발표 끝나면 에세이 써야 하고, 에세이 쓰면 기말고사고. (한숨)

학우들의 지지가 적은 건 우리도 항상 고민하는 문제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좀 더 학우들이 관심가질 만한 소재로 기사를 쓰는 게 어떨까. 물론 유익하고 흥미로운 글도 많지만 가끔 와 닿지 않는 기사들이 있다. 신문사 내 몇 명의 기호 뿐 아니라 다른 학우들의 관심사나 의견도 반영해서 기사 주제를 정했으면 좋겠다. 평소 경제학에 관심이 많은데 1568호에 실린 피케티 관련 기사를 인상 깊게 읽었다. 피케티 같이 요즘 화두가 되고 있고 학우들 사이에 인기 있는 소재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신선한 소재를 적절히 조절해서 기사화하면 좋겠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식단을 다시 실으면 챙겨보는 독자층이 늘지 않을까. 한 주의 책 소개나 익명으로 받는 독자투고란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성대신문 여론 글도 썼다. 원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나.
글 솜씨도 좋지 않은데 부끄럽다. 유족들이 모여 있는 광화문을 지날 때마다 서글펐다. 여야가 진심으로 이런 사태를 막고자 하는 것인지 의구심도 들었고. 그래서인지 1568호에서 유학·문과대학 행정실이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를 위한 공간 대여를 불허했다는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 성대신문에서 이렇게 사회적 문제와 연관된 학내 사안을 계속 다뤄줬으면 좋겠다.

반수를 하고 다시 돌아왔는데 후회는 없었나.
큰마음 먹고 반수를 했는데 실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쉽긴 하지만 크게 후회하지는 않는다. 작년 11월 수능을 친 후 올해 9월 복학할 때까지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쉼표였다. 집에서 쉬면서 가족과도 많이 친해졌고, 우울했던 마음도 진정시켰다. 너무 많이 놀아서 복학 후 공부를 시작하는 게 좀 힘들긴 했지만.

다시 돌아온 첫 학기인데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복학 전 여름방학부터 와룡헌에서 공부하고 있다. 행정고시를 치려는 건 아니고 경제학 공부를 하고 싶어서다. 지금은 인문과학계열이지만 경제학을 꼭 복수전공하고 싶다. 피케티 같은 경제 기사가 있으면 또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