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정규상 총장 인터뷰

기자명 김은솔 편집장 (eunsol_kim@skkuw.com)

 

 
▲ ⓒ정현웅 기자 dnddl2004@skkuw.com
김준영 총장님에 연이은 우리 학교 출신 총장님이십니다. 인사캠 부총장에 이어 총장으로 부임하신만큼,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건학 617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대학의 총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엄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이에 취임 후 ‘정상을 위한 도전’이라는 대학운영방침을 세웠다. 전임 총장님이 ‘창조적 도전’이라는 목표 아래 first move로서의 역량 강화를 이뤄냈다면, 이제는 진정한 글로벌 리딩 대학(Truly, Global Leading University)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정상 밑까지 와있기 때문에, 이제는 정상에 올라가기 위한 힘을 비축해야 할 때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힘은 학내 구성원들의 결집된 에너지다. 학생, 교직원, 교수, 동문 모두가 일심동체로 본교를 위해 힘써 정상에 올라가야할 것이다. 나 역시 우리 대학이 국내 정상을 넘어 세계를 선도할 대학이 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학교가 글로벌 리딩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총장님이 맡으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신년사에서 ‘성균관 대학이 나를 써주신다면, 1년 동안은 기름진 옥토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그 후 3년 동안은 그 땅에 씨앗을 심어 좋은 농작물이 나오도록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 꿈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통합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전 구성원의 참여와 소통을 유도할 것이며, △교육·연구의 융·복합 △Pride in Top을 바탕으로 하는 대학문화 창출 △국제교류 확대를 추진할 것이다. 특히 ‘소통’에 있어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대학의 발전 전략을 세우려고 한다. ‘소통과 통합의 대학 경영’ 핵심 키워드는 ‘상향적 의사구조’다. 부서별로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상명하복이 아닌, 갓 들어온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학교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학생 여러분 역시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을 것이다. 총장으로서 그것을 기다리겠다. 여러분이 주는 정보와 아이디어를 엮어서 최고 대학을 만드는 훌륭한 땔감으로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다.
 
우리 학교는 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총장님 역시 이에 대한 의미를 잘 인지하고 ‘오래된 새로움의 가치’를 강조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타 대학과 차별화되는 우리 학교의 정체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대학에는 국내 여느 대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617년의 역사와 ‘오래된 새로움의 가치’가 있다. 여기서 오랜 가치는 현재에도 여전히 의미가 크다. 실제로 우리는 고전 등에서 오늘날에 필요한,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전통과 첨단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우리 대학이 오래된 것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하고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예로 본교의 교시는 인의예지(仁義禮智), 건학이념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다. 교시와 건학 이념은 우리 학교의 정체성인 ‘인성이 바로 선 대학’을 드러낸다. 학생 모두가 이를 단순히 액자 속 교시로 대하는 게 아니라 체화해 갖춘다면 우리 대학이 더욱 가치 있는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2014년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 ‘타임스고등교육원’이 발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국내 종합대학중 사립대학 1위를 차지했으며, 국내 종합대학중 중앙일보 대학평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총장님 역시 세계 일류 대학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러한 대내외적인 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현재 우리 대학은 국내 종합대 대학평가 1위, QS 아시아대학평가 17위, QS세계대학평가, THE 세계대학평가 140위권 등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대학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세계적인 평가 기준이나 단순한 숫자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학이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인문학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인문학의 대중화’, 자연과학 분야에서의 ‘원활한 산학협력’,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의 아이디어 및 특허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에 기여하는 ‘지적 재산을 넘겨주는 일’ 등이 잘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우리 학교는 인사캠과 자과캠 양 캠퍼스의 물리적 거리 때문에 지속적인 교류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양 캠 모두를 책임지게 되신 입장에서 두 캠퍼스 간의 융화를 어떻게 이끌어 내실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올해 대학운영방침인 ‘창조적 융복합 연구·교육 허브 구축’이라는 모토 하에 양 캠퍼스 간의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교류를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학생중심의 맞춤형 융복합 강의를 늘려감과 동시에 자기설계융합전공 도입, 학제 간 연계 교육 확대 등 융복합 교육을 위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다. 또한 양 캠 학생들의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융·복합적인 공동의 프로젝트를 많이 기획할 것이다. 예를 들어 디자인과 학생과 기계공학과 학생이 협업해 자동차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을 수 있겠다.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게 되는 프로젝트에서 양 캠퍼스의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임해준다면 양 캠의 교류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다.
 
근래 동문들의 약진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학생들의 모교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문들과 재학생들 간의 교류는 아직 부족해보입니다. 이에 대해 공감하신다면, 어떻게 해결해 나갈 생각이신가요.
자랑스러운 우리 동문들이 사회 각지에서 활약하며 재학생들에게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 이렇게 선·후배 간의 활발한 교류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나 역시 양자 간의 교류를 많이 신경 쓰겠다. 장학금을 지원하는 동문들이 많은데, 기존의 동문 장학금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동문들이 재학생들의 멘토로서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선배들에게 강연도 요청하고, 동문들의 Co-op와 같은 프로그램, 취업을 위한 네트워크도 확산시킬 생각이다. 이밖에도 선배들이 후배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더 고민해보겠다.
 
후배 대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젊은 세대들은 대기업만을 목표로 두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창의 경제 시대인 지금, 그게 과연 단 하나의 답일까. 오히려 중소·중견 기업에서 스스로의 그림을 그려보는 도전 정신을 갖길 바란다. 전공 선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취업 잘되는 학문 영역만을 찾다보면 자기의 능력을 펼칠 여백, 자기 결정권을 잃어버리게 된다. 마라톤 경기에서 제일 먼저 뛰어나가는 사람이 반드시 1등을 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뛰어나간 사람일수록 오히려 중간에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당장의 목표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방법을 멀리, 넓게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