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복학생. 내게는 멀기만 했던 그 이름이 지금 나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2년간 세월은 내 생각보다 빨랐다. 학교생활, 학생, 선배, 후배 등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학교의 아버지 총장님도 바뀌셨고 못 보던 수업이 생겼지만, 또 예전에 듣던 수업들이 사라졌으며 선배들과 여자 동기들은 이제 학교를 떠나 사회에 나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선배들의 얼굴은 이제 학교에서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여자 동기생들도 마찬가지다. 그뿐만 아니라 아주 가끔 마주치는 그들의 모습은 나의 기억 속의 예전의 그들의 모습과 사뭇 달라져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신기한 건 이제 나에게도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는 점이다. 엊그제 학교에 들어와서 모두가 선배였던 그때가 아직 생생한 데, 이제 얼굴도 잘 모르는 후배들이 나보다 한 학년 앞서있거나 같이 수업을 듣는다. 그리고 그 후배들은 내가 선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나보다 학교, 수업 그리고 학과에 대해서 훨씬 잘 알고 있다. 또한, 정말 앳되어 보이는 신입생들의 왁자지껄하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은 나에게 일종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혼자 속으로 생각하며 옛 추억에 잠겨도 본다.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고 또 동시에 상대적이다.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은 모두 정신없이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들 역시 나에게 말한다. “와 많이 변했다.”, “살이 많이 빠지셨네요.” 나는 내가 그대로 가만히 멈춰 있는 것 같고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고 느끼는데, 세상은 나 또한 변화한다고 얘기한다. 도대체 무엇이 맞는 것일까? 혼란스럽다. 내 마음과 다른 세상 때문에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단순했던 군 안에서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돌아온 나는 동화 속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다.
걱정도 많다. 학점도 잘 받아야 하고 대외활동, 학회활동, 동아리 등 해야 할 것들과 욕심은 많지만 과연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또 후배들한테 이상한 ‘꼰대’ 취급을 받지는 않을지, 출석부를 때 관등성명을 대지는 않을지와 같은 잡생각에 잠 못 이루기도 한다. 그리고 더는 부모님께 손 벌리는 것이 쉽지 않다. 어릴 때는 무작정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나는 사실 속으로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렵다. 철들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또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도 역시 궁금하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변화 속에서 나는 과연 어떤 미래를 살 것이며 그때에도 과연 지금처럼 혼란스러울지 아니면 과거를 그리워할지 그것도 아니면 그 삶에 만족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나는 바로 지금 오늘을 다시 산다고 해도 더 잘할 자신이 없도록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복학생에게 주어지는 혼란과 걱정은 패기로 맞선다. 힘을 내자 슈퍼파월!

▲ 조성국(글경영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