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2010년 통계청이 제시한 인구조사 자료에 의하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3.3%를 차지했다. 1970년 전체 가구의 3.7%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약 8배 높은 수준이다. 그간 1인 가구의 비중은 1985년에는 6.9%, 1995년에는 12.7%, 2005년에는 20%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2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2에서는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2025년에는 1인 가구의 비율이 31.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 집에 한 집꼴로 혼자 사는 가구라는 의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2~30대 청년층에서 1인 가구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기준으로 20대는 18.42%, 30대는 22.15%가 1인 가구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현상은 1인 가구의 수가 급증한 2000년대 이후로 계속 유지되고 있다. 건국대 조주현 교수와 이경애 석사의 논문 서울시 1인 가구의 거주지 분포변화에 관한 연구은 고용 불안정으로 인해 일자리를 찾아 전전하거나 아르바이트에 의존하는 산업예비군의 증가라는 사회적 요인이 이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한다. 한편 아주대 노명우 교수의 저서「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에 의하면 개인주의 심화로 인한 전통적 가족 개념의 약화와 여성의 활발한 사회적 진출로 높아진 자기 결정권 등의 개인적 요인이 1인 가구 형성의 더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처럼 홀로 사는 젊은이들의 수가 늘어나며 코쿠닝 싱글(Cocooning Single)이나 콘트라 섹슈얼(Contra Sexual)과 같은 다양한 유형의 *싱글족이 등장했다. 코쿠닝 싱글은 누에고치를 지칭하는 ‘코쿠닝’(Cocooning)과 ‘싱글’(Single)의 합성어로 고치 속에 갇혀있는 누에처럼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뜻한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히키코모리와 달리 능동적으로 자신의 공간에서 혼자 노는 것을 즐기는 것이 코쿠닝 싱글의 특징이다. 콘트라 섹슈얼은 ‘반대’를 뜻하는 라틴어 ‘콘트라’(Contra)와 ‘성’을 뜻하는 영어 ‘섹슈얼’(Sexual)의 합성어다. 결혼이나 육아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여성상을 거부하고 자신의 사회적 성공과 자아실현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20대 여성들이 여기에 속한다. 2010년 통계청 인구조사 자료에서 여성의 1인 가구 비율이 남성의 경우보다 약 7% 높게 나타난 것도 콘트라 섹슈얼의 증가와 맞물려 있다.
젊은 층 위주의 싱글족이 등장하며 이들과 관련된 신조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경제 상황을 지칭하는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는 2007년 다보스 포럼에서 형성된 개념이다. 또한 홀로 사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뜻하는 ‘싱글리즘(Singlism)’이 등장했고, 혼자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안락함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는 ‘나홀로 라운징(Alone with Lounging)’도 유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혼자 사는 사람이 SNS를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 함께 식사하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도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1인 가구는 단순히 ‘혼자 사는 가구’의 의미를 넘어서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여전히 홀로 즐기는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이 존재하지만, 1인 가구 수가 급증하는 만큼 앞으로 1인 문화가 하나의 사회문화적 트렌드로 정착하길 기대해본다.
 
◆싱글족=결혼이라는 틀에 자신을 맞추기 보다는 자신만의 삶을 만끽하며 홀로 사는 신세대 남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