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의 만남 - 한현철(국문 11) 학우

기자명 강도희 기자 (nico79@skkuw.com)

“집에서 오시는 거에요?” “아니요, 선배들 졸업식이 있어서요.” 한현철(국문 11) 학우를 만난 날 인사캠에서는 졸업식 및 학위수여식이 있었다. 정신없이 비가 오는 밖과는 대조되게 조용한 카페 안, 한 학우는 밝은 웃음으로 기자보다도 더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었다.   

 

성대신문을 어떻게 처음 읽게 됐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수업이 많은 인문관 엘리베이터 앞에서 자주 접했다. 고등학생 때 ‘생글생글’이라고 한국경제신문이 만드는 고교 논술 신문에서 청소년 기자 활동을 했었다. 그래서 하나의 기사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힘든 지 안다. 그런데도 친구들은 신문을 밟고, 버리고, 장난치고… 그때의 심정과 오버랩 돼서 한 번 읽어봤다.

기자의 심정이라니 반갑다. 어느 면을 주로 보나.
여론면을 좋아한다. SNS를 이용하면서부터 우리는 각자의 고민들에 '오글', '허세’ 따위의 단어를 달아 격하시키고 있는 듯하다. 서로의 생각을 검열하고 통제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난 흔히들 말하는 ‘진지글’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엔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더욱더 성대신문의 여론면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 전공 수업을 듣다보면 정말 기가 막히게 글을 잘 쓰는 학우를 볼 때가 있다. 그런 글은 수업 듣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하기가 아쉽다. 

성대신문에 또 다른 바라는 점이 있다면.
보도면에서 다루는 기사가 학우들의 실제 고민과 괴리가 있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성대사랑’이나 ‘대신 전해드립니다’ 같은 우리 학교 관련 커뮤니티에서 보이는 글들이 사소할 지라도 학우들이 진짜 고민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령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우의 넋두리 글도 로스쿨 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를 위한 학교의 프로그램엔 뭐가 있는지 등의 취재가 바탕이 되면 충분히 좋은 기사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성대신문이 학생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도 좋지만 학우들을 위한 담론장을 마련하는 등 학생회와 협력할 때도 있었으면 한다. 어쨌든 같은 학교단체로서 학우들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도록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상 깊었던 기사가 있다면.
1585호 ‘광고, 웹툰도 노동법 가르치는데... 학교에선 뭐하나요?’ 기사가 인상 깊었다. 노동법 자체에 대한 기사는 기성언론에서 많이 다뤄졌지만 학교 내의 교육 문제로 접근한 것은 성대신문 만의 좋은 방식이었다. 나도 기사를 써봐서 알지만 살면서 주변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갖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정말 기자가 대단한 것 같다.

우리 학교 토론동아리 ‘SKFC’에서 활동했었고 얼마 전엔 전국대학토론대회에서 동상을 탔다고 들었다. 원래 토론에 관심이 많았나.
고등학교 때 아나운서나 기자 쪽으로 진로를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말이 별로 없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성격이 달라진 건 1학년 때 ‘스피치와 토론’ 수업을 들으면서다. 개인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면서 꼭 들어야하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그 뒤로 토론이 좋아져 동아리도 들어가고 각종 대회도 나갔다. 토론 대회가 재밌는 게 랜덤으로 찬반이 정해진 뒤 바로 토론에 들어간다. 예컨대 일베(일간베스트)를 싫어해도 ‘온라인 커뮤니티 상의 표현권을 존중해줘야 한다’라는 논제에서 찬성을 맡으면 옹호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상반되는 가치에 대한 존중과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는 것을 배웠다.

신문에 글도 써봤고, 토론 대회에서 말도 해봤다. 마침 또 국어국문학과다. 말과 글 중에서 어느 것이 더 매력 있다고 생각하나.
분명히 글이 더 섹시한 면이 있다. 진짜 잘 쓴 글은 읽으면 가슴을 찌른다. 그러나 요즘엔 글 잘 쓰는 사람보다는 말 잘 하는 사람이 더 성공하는 시대인 것 같다. 말에는 쌍방향성이 있다. 그래서 말 잘 하는 사람은 쉽게 드러나고, 남에게 자신을 더 잘 어필할 수 있다.  

혹시 성대신문 기자를 할 생각은 없나.
예전에 한 번 생각한 적은 있는데 시기를 놓쳤다. 남을 잘 선동하는 스타일이어서 내가 들어가면 분란만 일으킬 것 같다. 아마 회의가 길어질 것이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