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병준 기자 (hbj0929@naver.com)

성대신문을 읽는 사람은 드물다. 교직원, 학생회 인원들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학회실이나 과방에서 배달음식 받침용으로는 요긴하게 쓰인다고 한다. 읽히지는 못할망정 짬뽕 국물에 젖어드는 활자들의 비명이 애처롭다.

SNS는 지면과 상황이 다르다. 페이스북 성대신문 페이지에는 ‘좋아요’가 수십 개 이상 달리는 게시물도 있고 페이지 ‘좋아요’수는 수천 개를 넘어섰다. 학생들이 댓글로 토론을 벌이는가 하면 이따금 싸우기도 한다. 이를 보면 성대신문을 향한 학생들의 관심이 적은 것도 아닌 듯하다. 수북이 쌓인 성대신문에 먼지마저 쌓이는 이유는 지면의 위기 그 자체 때문이라 위로해본다.

그렇다고 해서 짬뽕 국물에 젖어들고 먼지에 색 바래는 지면의 속수무책을 그저 관망하기는 억울하다. 수습 기간 동안 내가 본 기자들의 노고는 지면의 위기라는 이름 아래 뭉개질 하찮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을 보며 어부를 떠올렸다. 그들의 노동은 파도 위에서의 작업처럼 유동적이었으나 매 과정은 필수적이어서 칼 같았다. 기삿거리를 취재하는 일은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건지는 작업을 닮아있었고 기사를 작성하는 그들의 팔 근육에는 그물을 손질하는 섬세함이 배어있었다. ‘매주 월요일 발행됩니다’를 등대 삼아 그들은 매주 항해했다.

그저 묵묵히 수행해나가는 그들의 노동은 지면의 위기라는 말을 겸연쩍게 했다. 짬뽕 국물을 들이키며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이 자리를 메우려 하니 무섭고 3학기의 끝은커녕 등대조차 내겐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