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봄이 오기는 왔나 보다. 학교를 둘러봐도 SNS를 살펴봐도 꽃이 만개했다. 그 밑을 걷는 사람들도 지지 않으려고 화사하게 또는 산뜻하게 옷매무새를 다듬고 하루를 보낸다. 봄은 그야말로 시작의 정령이자, 신호이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벚꽃을 보면서 사람들은 모두 져버리기 전에, 그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한강으로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가? 혹시 아무런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지는 않은가? 어떤 것이든지 좋은 움직임이자 흔들림이다. 모든 것의 처음은 원래 미묘하면서 작은 것이기에 모두가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꼭 보일 필요도 없다. ‘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텐데, 이는 대학생에게는 진리이자 목표이다. 대학생 시절은 아무나 경험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그 시절은 눈이 부시다 못해 찬란하다. 마치 인생의 봄 같은 시절이다.

꽃구경하고 온 사람은 꽃이 빨리 진다고 실망하지 않는다. 이미 즐기고 왔기 때문이다. 다녀오지 않은 사람만이 실망하며 내년을 기약한다.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다. 늦지 않았다.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벚꽃이 다 져버리기 전에 시작하자. 거창하지 않아도 되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 누구도 여러분을 탓할 자격이 없다. 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그 사람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겠는가? 기분 좋은 흔들림을 조금만 더 키워보자.

내게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다. 본인은 바쁘다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게 이상한 것이라고. 언제부턴가 원하던 일을 시작하는 게 비정상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사실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학점, 과제, 아르바이트까지, 내가 해보고 싶은 일들을 떠올리기도 전에 해야 하는 것들이 몰아닥친다. 지친다, 시간이 없다 등의 이유를 들며 우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여러 가지를 포기한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는 것은 너무 허술한 변명이다. 온전한 나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무리인 순간이 올 것이다. 커서는 늦는다. 대학생일 때 누릴 수 있는 일은 그 순간이 지나면 빛을 잃는다.

누구에게 보이지 않아도 괜찮고, 결실을 보지 못해도 괜찮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고, 길게 하지 않아도 좋다. 봄바람에 꽃이 흔들리는 것이 아름답듯이 작은 움직임 그 자체가 아름답다. 작지만 강한 움직임이다. 누군가는 해보고 싶은 것들이 떨어지는 꽃잎처럼 작고 사소한 것이라 여길 수 있다. 해야 할 일이 많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만 기억하자. 떨어지는 꽃잎은 그 순간조차 화사하며, 바닥에 떨어져 무언가를 덮는 순간에도 아름답다는 점을. 
 

백은준(행정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