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공감하겠지만, 그곳엔 정말 별의 별 글들이 다 게시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 얘기부터 시작해서 누군가를 비방하는 글, 위로하는 글, 광고글까지…. 나 역시 평소에 그 수많은 글들을 의미 없이 읽어 내려가며 시간을 때우곤 하는데 작년 겨울 즈음에 본, 유난히 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글 하나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대충  사람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일들로 괜한 고민을 한다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아마도 그 게시물이 전하고 싶었던 내용은 ‘그러니 괜한 걱정 그만하고 긍정적으로 지내보겠니?’ 이정도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진 작년 겨울의 나는 그 글을 보고 화가 났던 것 같다. 항상 쓸데없는 고민에 휩쓸려 다니는 나를 꾸짖는 느낌에서 였을까. 
작년 겨울, 갑자기 찾아온 우울함이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던 그런 시기가 있었다. 대학생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테지만 슬그머니 피어오르는 취업 걱정, 학교생활 걱정, 금전적인 걱정 등은 생각하면 할수록 나를 좀먹어 온다. 사람을 만나는 게 귀찮은 일이 되어버리고, 나름 힐링을 한다며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고향 친구를 만나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그런시기, 흔히들 부르는 대2병의 시기가 나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처음엔 우울한 티를 팍팍 내며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온갖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었다. 단 것 먹으면 짠 것 먹고, 다시 단 것 먹고…. 단짠단짠….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낸 해결방안이 바로 우울할 틈이 없이 몸을 굴려야겠다는 것이다. 그런 결심을 하자마자 활동 기간이 1년이나 되는 대외활동에 지원하고, 아르바이트 2개를 시작해서 나의 일주일을 가득 채웠었다.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내 해결방안은 실패다. 이리저리 일하러 다니는 바람에 교통비가 잔뜩 깨져 내 금전적 고민은 더욱 악화되었고, 몸을 너무 혹사시키다보니 응급실만 한 달에 몇 번씩 가게 돼서 병원비가 상상 그 이상이고, 생각보다 대외활동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고,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하다 보니 내가 생각보다 일을 못하는 사람이란 것도 깨달아버렸다. 전혀 내 우울함을 없애주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로 글을 쓰는 이유는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내 이야기로 다른 사람이라도 위로해봤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분명 이시기의 학생들의 대부분은 나처럼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갈 테고, 내가 위에서 말했듯이 단순히 페이스북 글처럼 ‘어머 이건 해결 불가능한 걱정이야!’라고 걱정을 지워 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사실 이기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남과 비교해서 위안을 얻는 것도 한 방법이진 않을까 해서 이 글을 써본다. 사람들이 짧지만 내 글을 읽고 ‘그래도 쟤보단 낫네’라는 작은 위안도 얻어 갔으면 하는 바람에….

송희재(국문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