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이하 KUSF)가 직전 2개 학기 학점 평균이 C 성적 미만인 대학생 선수들에게 KUSF 주관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는 대학스포츠 운영 규정 제25조(학점 관리와 불이익 처분) 1항 ‘학생선수는 직전 2개 학기 학점 평균이 C0 이상을 취득하여야 협의회가 주최주관 또는 승인하는 각종 대회의 모든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에 따른 조치이며, 이번 학기부터 공식적으로 시행됐다.
이 규정은 대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국내 대학 스포츠 구조상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하는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운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경우가 있으므로 대학생 선수들에게 학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조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행 직후에는 이 제도의 법적 효력 여부와 학생 선수 권익 침해의 이유로 대학 축구부 소속 선수의 가족들이 KUSF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이 있었다. 또한 해당 규정이 KUSF 회원 대학에만 적용돼 형평성의 논란을 안은 채 실시됐다.
규정이 시행된 후 몇몇 대학의 스포츠팀과 선수들은 경기 출전에 제약을 받게 됐다. KUSF가 주관하는 △농구 △배구 △축구 △핸드볼 대학 리그에서 회원 대학 소속 선수들 1480명 가운데 102명의 선수가 리그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종목별로는 △농구 7명 △배구 4명 △축구 89명 △핸드볼 2명으로 축구 종목의 선수들이 가장 많이 출전 기회를 잃었다. 특히 연세대 축구팀의 경우, 규정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선수가 전체 28명 중 14명으로 절반에 이르렀다. 따라서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2017 U리그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학점 미달 선수가 5명인 동아대와 8명인 대구대 축구팀이 전력 이탈로 인해 리그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학교는 핸드볼을 제외한 세 개 종목의 KUSF 주관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농구부(감독 김상준)와 배구부(감독 신선호)는 규정 학점에 미달한 선수가 없어 본래 전력으로 리그에 참가할 수 있었으나, 축구부(감독대행 홍복표)의 경우 8명의 선수가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이 선수들을 제외한 채 이번 U리그에 출전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대행은 “이번 리그에서 제외된 8명의 선수는 선발진에 꾸준히 들어갔던 주전급 선수들”이라며 “전력에 손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중·고등학생 때부터 체계적으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시스템이 선행되었더라면 더 나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규정 시행은 전력에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긍정적인 영향도 기대할 수 있다. 신 감독은 “이 규정으로 인해 선수들이 운동에만 신경 쓰기보다는 기본적인 학업이나 학점, 교우 관계를 관리할 수 있게 된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선수들에게 대학생으로서 학교생활에 신경 쓸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감독대행은 출전 금지된 선수들은 많이 아쉽겠지만 출전 기회가 많이 없던 선수들은 이로써 경기에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됐다는 점에서 수확도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 학기에도 계속해서 시행될 본 규정에 관해 신 감독은 수업 참여를 독려함과 동시에 선수들의 책임감 역시 강조해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대행 역시 다음 학기를 대비해 선수들의 학점 관리에 크게 신경 쓰고 있다며, 전력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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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기자 (john447@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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