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여름방학이 끝나고 이제 막 학기가 시작하였으니 다소 지난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17주의 기나긴 학기가 끝나면 여행을 떠날 계획을 벌써부터 짜는 학우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기나긴 10월 연휴에 여행을 계획하는 학우들도 상당할 것이다.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사진이다. 사진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여행이 끝나고 남는 것은 분명히 사진이다. 여행의 카메라라면 DSLR과 미러리스가 대세였는데, 최근에는 폰카도 이에 필적하는 성능과 수동촬영을 지원하고 있으니, ‘무엇’으로 사진을 찍는가는 스스로의 판단에 맡긴다. 여기서는 렌즈교환식 카메라(DSLR, 미러리스)든 폰카든 ‘어떻게’ 사진을 찍을 것인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

전문적인 촬영이 아닌 이상 여행지에서 고민해야할 요소는 ‘조리개’와 ‘ISO’다. 조리개는 통상 ‘F값’으로 나타낸다. F1.7나 F2.2 등이 그것인데, 조리개값이 낮을수록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에 유리하고, 무엇보다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경우 ‘아웃포커싱(피사체를 제외한 배경을 흐리게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물론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사용할 때 모든 경우에 최소 조리개값으로 촬영하는 게 최고는 아니다. 그럴 경우 초점이 맞은 곳을 제외하면 다른 곳이 흐리게 나오기 때문에 전체적인 풍경을 촬영하는데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특정 인물이나 물건을 돋보이게 찍고 싶다면 최소 조리개값으로 촬영하는 게 좋고, 인물과 배경을 적당하게 배치하고자 하면 F4~9까지 올려주는(조여주는) 것이 좋다. 야경 촬영 시에도 조리개를 F8~11 정도로 하면 멋있게 갈라지는 불빛들을 촬영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삼각대를 지참해야한다. 첨언하자면, 조리개를 너무 조이게 되면 오히려 화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F13 이상으로 조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음은 ISO다. 용어의 전문적인 설명은 차치하고, 간단하게 말하면 ISO값이 올라갈수록 사진의 선명도가 떨어진다.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경우 ISO가 치솟게 되는데, 그러면 ‘노이즈(noise)’가 발생하게 된다. 카메라에 따라 다르지만 1600이 넘어가면 이미 노이즈가 보이기 시작해서 6400~12800에 이르면 기록으로 만족해야할 정도의 사진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ISO는 카메라가 지원하는 최소(주로 10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밝은 낮의 경우에는 통상 ISO가 100에 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삼각대가 있다면 야경과 어두운 곳에서도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간단한 ‘가이드’일 뿐이지, 반드시 따라야할 ‘메뉴얼’은 아니다. 위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다보면 여행지 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도 멋진 사진 한 장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박영훈(사학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