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저는 야구를 사랑합니다. 야구는 대한민국의 대표 프로스포츠로서 900만 명에 이르는 관중 수를 동원하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이 스포츠에 열광하는가를 생각해보았을 때 저는 그 이유를 야구만의 특별한 규칙과 응원문화에서 찾았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야구는 스타팅 라인업에 오른 ‘모든’ 선수들에게 타석이라는 ‘고른’ 기회가 주어집니다. 게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자신이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자신의 타석이 게임의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한국 야구의 경우 콜드 게임이 없기 때문에 몇십 점 차이가 나든, 9회까지 공격과 수비를 공평하게 나눠 갖습니다. 따라서 지고 있더라도 주어진 기회를 생각하면 그 게임의 결과를 미리 속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야구 규칙의 특성 덕분인지 야구라는 스포츠는 승부처가 될 수도 있는 매 타석, 매 이닝 공격과 수비를 위한 특별한 응원문화가 있습니다. 이런 응원문화는 전 세계 야구 문화 중에서도 우리나라만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야구팬들은 자신의 응원팀의 공격시간이 되면 각각의 선수들에게 지어준 고유의 응원가를 부릅니다. 안타를 치면 더욱 크게 선수의 이름을 연호합니다. 또한, 상대방 투수의 심리를 흔들기 위해 투수가 루상에 나가 있는 주자에게 견제구를 던지면 팬들은 그 투수를 향해 ‘아야! 아야! 날 새겠다!’라며 심리적 압박을 주기도 합니다. 또 플레이어들을 향해 ‘뛰어! 뛰어!’라고 외쳐, 루상의 주자가 도루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 투수의 심리를 흔들기도 합니다. 수비시간이 되면 상대 팀의 응원을 배려하기 위해 응원가를 부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삼진을 잡거나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을 때는 그에 걸맞은 응원가와 BGM으로 응합니다. 야구에 수천 가지의 플레이가 있다면 야구응원은 그 수천 가지의 플레이에 대응하는 수천 가지의 응원법이 있습니다. 서로 모르는 관중들은 단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나가 되어 목이 터져라 응원합니다. 구장 내에 메아리가 울릴 절도로 웅장한 응원은 정말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이것이 야구를 그토록 매력적이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축구의 추가 시간, 농구의 버저비터처럼 야구에는 9회 말 투아웃이 있습니다. 9:8, 9회 말 투아웃, 주자는 1루, 볼카운트는 3-2 풀카운트에 있는 상황. 승률을 측정하는 야구 기계는 홈팀의 승률을 10% 이내로 측정합니다. 타석에는 시즌 홈런이 단 1개에 그친 선수가 서 있습니다. 그를 위해 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를 위한 응원가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것입니다. 마운드 위에는 원정팀의 승리로 매듭짓기 위해 상대 팀 마무리 투수가 와인드업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두 팀의 운명을 가를 152km 몸쪽 꽉 찬 직구가 홈팀의 마지막 희망에게 돌진합니다. 딱! 네!!! 역전 투런입니다!!! 야구장에는 끝내기를 한 선수에게 물을 뿌리며 반기는 동료 선수들과 흥겨운 응원가를 부르며 서로 얼싸안는 홈팀 팬들이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폭죽이 터집니다. 끝을 속단할 수 없는 9회 말, 누구든 영웅이 될 수 있도록 주어진 공평한 타석, 그리고 타석에 선 그를 향한 이 세상 단 하나의 응원. 네. 이게 제가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위의 예시는 제가 직접 직관한 경기의 후일담입니다.) 

구희명(경영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