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나 윤리적 소비 개념이 등장한 것이 무려 17년이다. 그러나 취지는 공감하면서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윤리적 소비는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소비자 성향에 따른 세 가지 윤리적 소비를 소개한다.

우선 환경 보호형 소비자다. 짧은 유행 주기에 따라 많은 옷을 싼값에 사는 패스트 패션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환경오염과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 슬로패션이 등장하였다. 사회적기업 <아트앤크래프트>는 천연 제작 기법을 통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직업 교육의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슬로패션 기업이다. ‘그린쏘울’이라는 브랜드명으로 넥타이, 에코백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물에 관련된 사회적기업의 사례로는 포인핸드(Paw in hand)가 있다. 포인핸드는 유기동물의 입양과 실종동물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버려져 안락사되는 동물들을 안타깝게 여긴 수의사가 만든 사회적 기업이다. 반려동물에게 맞춤형 사료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인 펫픽은 반려동물의 영양 공급과 건강을 위해 맞춤형 사료를 제공하여 질병을 방지와 동물을 유기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인권 보호형 소비자다. 인권 보호형 소비자는 기업의 인권 보호 캠페인에 참여하고 Fair Trade 물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다. 영국의 화장품 회사 LUSH는 성별을 초월한 사랑을 지지한다. 2014년에는 러시아 동성애 차별법 폐지를 위한 #signoflove 캠페인을 개최하였다. 러쉬 페이스북 페이지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면 이벤트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올리브영에서도 착한 소비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올해 12월까지 매달 올리브영데이(25일 ~27일)에 적립한 CJ 포인트 중 일부를 유네스코 소녀교육 캠페인에 기부한다.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물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공정무역 운동은 기존 중간 유통단계에서 대부분의 마진이 생기는 무역형태의 대안으로 판매는 선진국에서 주로 이루어지지만, 생산은 최빈국의 농부들이 담당하는 커피와 코코아에서 시작되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공정무역 오프라인 매장은 안국역 1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그루”이다. 공정무역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입하면 어떤 협동조합에서 어떤 방식으로 제품이 유통되는지를 알 수 있다. 공정무역 커피가 비싸게 유통된다는 것은 평소 우리가 지불해야 할 정당한 가치가 생산자들에게 지불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안국역 근처에 나들이 갈 때 들러볼 만하다.

최근 서울에서 임대료의 급상승으로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늘고, 지역의 골목 상권은 설 자리를 많이 잃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여 지역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지역공동체의 해체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지역 소비자들이 동네 가게들을 더 많이 이용하여 동네 가게들의 가치를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맞춰 등장한 사람들이 바로 지역사회 관심형 소비자다. 이들은 책방 살리기와 설렘 자판기, 그리고 우리 동네 시장인 마르쉐 장터를 이용하는 방식의 소비를 한다. 대학로의 텐바이텐 매장 옆에는 빨간색 ‘설렘 자판기’가 있다. 선택한 카테고리에 따라 무작위로 책을 추천해주는 이 자판기는 한때 번성했지만 지금은 많이 사라진 청계천 헌책방의 책방 주인들과 대학생들이 연계하여 만든 프로젝트이다. 추리, 여행, 힐링, 로맨스, 교양 등의 장르의 책을 음료 자판기에서 캔 음료를 뽑는 ‘설렘’이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매월 둘째 주 일요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까지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만나 믿을 수 있는 물품을 판매하는 마르쉐 장터가 선다. 총 70여 팀이 참여하는 규모이며, 다양한 참여자들의 스토리와 만남의 즐거움이 담기는 도시 속 대안적 커뮤니티의 공간을 추구한다. ‘사람, 대화, 관계가 있는 시장’이 마르쉐 장터가 추구하는 모습이다.

안지희(글경영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