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방법 개선후 공개문제 진지하게 논의해야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시행 4년째를 맞고 있는 교수 강의 평가 제도가 높아진 학생 참여율에도 불구,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고 평가 방법 또한 객관식에만 의존하는 등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선택권이다”, “비인격적이다”
“우수 교강사의 꾸준한 증가와 저조 교강사의 꾸준한 감소”
강의 평가 우수 강사 표창식 행사를 주최한 교무팀은 이 제도의 가시적 성과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의 공개만큼은 꺼리고 있다.

“학생들의 학력 고사 시험이 불합리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 번의 평가로 교수들의 성적을 매길 수 있겠는가” 교무팀 박인붕 계장은 이에 대해 비인격적인 처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문학부 이한구(철학) 학부장도 “제도가 제대로 정착됐는지 검증되지 않았고 게다가 설문 문항 작성 등의 기초 작업이 매우 부실해서 교수들이 그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다”며 결과 공개 시 발생할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수 강의 평가 공개를 학생 스스로의 권리 찾기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진아(인문과학 2)양은 “강의 평가 공개는 다음 학기 수강 신청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며 이는 당연한 선택권이다”며 “교육 수혜자의 차원에서 그 정도 서비스는 받을 권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신경식(금재3·신소재) 공과대 학생회장은 “평가 방법이 우선 개선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사실 공공연히 학생들끼리는 교수님들의 평가를 다 하고 있다. 그런 얘기들을 공식적으로 얘기해야 교수들도 자기 스스로의 노력을 하지 않겠는가”라며 “수업 거부를 한 학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평가 방법 우선 개선돼야
이처럼 학생과 교수들은 강의 평가 공개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으나 공개 이전에 평가 방법이 우선 개선돼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우선 비합리적으로 객관식에만 의존하는 기존 평가 방법을 탈피해 교과목이나 전공의 특성, 수강생 수 등의 변수를 포함하여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인 평가 방법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원수(사학) 교수는 “평가 문항에 주관식도 없고 결과를 수치화 하기 쉬운 방법으로만 평가가 이뤄지는 것 같아 아쉽다”며 “평가 내용을 좀더 충실하게 해준다면 그때 결과 공개에 대해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준성(어문3·영문) 영문과 학생 대표도 “항목 자체가 부실해서 교수들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좀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항목, 객관적인 기준을 정립한 후 공개를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문제는 교수들이 먼저 나서야 할 문제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강의 평가제를 일찍 도입한 미국 대학들은 강의 평가가 매우 구체적이고 세분화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강단에 서는 하버드대의 경우, 학기가 끝나면 교수의 강의를 여러 항목에 걸쳐 평가할 수 있는 평가서가 학생들에게 배부된다. 이후, 평가서들이 다시 모두 묶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져 학기초에 학생들에게 배포된다. 또한 플로리다 주립대의 경우, 설문지만 10여 쪽에 이르고 △실험 실습 △대규모 강의 △세미나 강의 등 강의 형태와 전공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설문으로 강의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학들도 지난 94년 이래, 점차 많은 대학들이 이 제도를 수용하고 있다. 전남대는 강의 평가 자료집을 발행하고 있고 한양대나 연세대 등은 우수 교수와 강사들을 선정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그 활용 방안도 점차 늘려 나가는 추세다.

수업 질 개선 계속 노력해야
“학생들은 강의의 수준과 내용이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평가를 정확하게 한다. 또한 교수를 한 학기 동안 지속적이고 직접적으로 관찰하고 경험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평가는 신뢰할 만하다.” 본교에서 ‘교강사들의 교수법’에 대해 강연회를 개최한 바 있는 미시간 공대 조벽 교수는 『공학교육과 기술』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이처럼, 교수 강의 평가의 공개는 학생들이 학습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효율적인 제도이고 대학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34대 총학생회가 이전 총학에 비해 구체적인 정책도 없는데다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본교 교수들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거의 없어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과 대학 강의의 질 개선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세영(경영4)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학생 차원에서 평가 방법에 객관성을 기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으며 방학 때 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민 기자 ssdjj@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