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장애인 특별전형, 장애인 시설 및 학생관리 부족

기자명 홍은지 기자 (misshongs@naver.com)
매년 약 45개 대학이 특수교육대상자 특별 전형(이하:특별 전형)을 통해 1천 여명의 장애인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그러나 본교의 경우 수혜자가 매년 한, 두 명에 그쳐 장애인 전형이 명목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책·걸상 등 장애인 시설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수혜자 없는 특별전형, 까다로운 자격조건
본교는 02학년도 특별 전형을 통해 1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건국대 3명 △서강대 8명 △서울대 7명 △연세대 13명 △한양대 5명 등이었던 것에 비해 수혜자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원자 수도 본교가 3명인 것에 반해 △건국대 32명 △서강대 16명 △서울대 11명 △한양대 41명 등에 비해 현저히 못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입학관리팀(팀장:박성수) 강한윤 직원은 “본교 캠퍼스 지형이 높아 장애인 학생들이 지원을 꺼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별 전형 입학생인 기범석(약학1) 학생은 “자과캠은 평지이고 인사캠처럼 경사가 진 곳이라도 해도 차를 이용한 통학이 가능하다”고 말해 절대적으로 캠퍼스 지형만이 문제의 원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03학년도에도 특별전형에서 10명을 모집하는 본교는 △학생부 40% △수능 60%를 반영한다. 그밖에 인문계는 수능 동일계열 총점 2등급 이내, 자연계는 수능 5개 영역 중 3개 영역 2등급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본교의 이런 기준은 타대에 비해 적은 인원을 선발함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편이어서 장애인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폭이 좁다.
이와 관련 장애인 학생인 임현수(전전컴2) 학생은 “수능 종합 2등급은 일반 수시 모집 학생들과 같은 기준”이라며 “장애인은 일반 학생만큼 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은데 같은 등급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방치된 장애인 학생관리와 미비한 시설
본교 양캠 도서관과 강의동 주변 및 내부시설에 리프트나 엘리베이터가 없어 장애인 학생들의 이용이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한양대의 경우 야외 리프트를 설치하는 등 학교 전체에 장애인 시설을 설치했으며 서강대의 경우 도서관에 장애인용 책·걸상과 장애인 우선석 등을 설치했고 강의실마다 장애인용 책·걸상을 비치해 장애인 학생들을 배려하고 있다.
그러나 본교 정보통신공학부(학부장:신명철(정통))의 경우 장애인용 책·걸상을 단대에서 마련해 단대 장애인 학생이 수업하는 강의실에만 배치하는 등 학교측의 관리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자과캠 관리팀(팀장:신도환) 안만호 과장은 “장애인 시설 확충문제는 장기계획에 포함돼 있다”며 “지금 당장은 장애인 학생 수가 적어 시설확충의 필요성과 비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문제를 시인했다.
한편 한양대의 경우 장애인 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은 각 건물의 1층이나 한 강의실로 모아줘 한 좌석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장애인 학생들을 배려해 주고 있다.
이에 대해 한양대 입학홍보팀 노일선 팀장은 “한 명의 장애인 학생이라도 불편을 건의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비교적 손쉬운 요구부터 바로 고쳐나간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교 기범석 학생의 경우 “수강 신청 시 이동이 용이한 강의실로 변경을 건의했지만 전혀 배려가 없었다”며 “강의실 이동 문제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사이버 강의를 들었던 적도 있다”고 말해 학교측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의 학습권과 교육권 확보 계기 만들어야
지난 7월, 서울 지방법원에서 장애인 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미비와 학습권 침해에 따른 정신적·육체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승소한 일이 있었다. 이것은 학교가 사회약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증명한 일이다. 본교 역시 장애인 학생에 대한 배려를 최대화해 약자들의 학습권과 교육권 확보에 앞장서는 대학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