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화개혁시민연대 최준영 간사

기자명 박명호 기자 (freshnblue@skku.edu)

■문화광장을 생각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현대인들은 온라인 지향적이고 개인적이며 폐쇄적인 면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월드컵을 통해 인간이 좋은 일이 있을 때면 바깥으로 나와 중심적인 장소인 광장으로 나오려고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목격했다. 월드컵 때의 거리 응원은 일반 대중이 갖고 있는 자발적인 문화에 대한 욕구를 표출해 내는 장이 됐다. 그러한 욕구를 담아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광장을 추진하게 됐다.

■많은 거리 응원 인파가 몰린 시청 앞이 아닌 세종로를 문화광장으로 만들려는 이유와 문제점은 무엇인가.
시청 앞 광장은 정치적 고려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작된 공간에 가깝다. 지난 월드컵 때 그 곳에서 열린 것은 기업체가 후원하는 공연이었다. 이에 반해 세종로, 광화문에서 열린 응원은 자발적인 응원이었다. 문화광장은 이러한 특정 계기로 벌어지는 축제의 일시적인 성격을 상시화하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청와대, 기무사, 정부종합청사, 대사관 등 권력 공간들을 문화적인 공간으로 용도를 바꾸면서 청와대, 세종로, 남대문,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의 완성이라는 의의도 지닌다.
그로 인한 상권, 교통 문제는 가치를 어디에다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문제다. 아무리 불편하다 해도 서울 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문화광장임을 인정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어떻게 보면 교통 문제도 부차적인 것이 될 수 있다.

■문화교육운동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보는가.
월드컵을 통해 학교에 갇혀있는 청소년들은 나가서 같이 노는 것이 재미있음을 알았고, 자신의 문화적인 욕구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학교교육은 이런 욕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 문화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화교육은 부족한 감성적인 면을 채워가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감성, 욕망도 중요하며, 숨겨야 할 것이 아닌 자유로이 표출해야 하는 것임을 가르쳐야 한다. 문화교육은 외부적으로 삽입할 수는 없으며 지식 교육과의 비율을 조정하거나 기존 교과 체계와 혼합 또는 통합교과 등의 방법으로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문화교육이 또다른 입시교육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대책은 없는가.
창의력, 공동작업 능력 등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교사들의 감성적 능력을 배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수량적 평가를 지양해 가는 방향으로 평가의 방법을 개선한다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축제문화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축제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놀이문화와 연결된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노는 문화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는 노는 것을 죄악시하는 풍토가 만연돼 있는데, 그것이 제대로 노는 것을 보여주지 못해서 노는 문화를 경원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같이 작정하고 논다면 놀이문화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종로에 문화광장을 조성하는 문제와 문화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어떤 점에서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는가.
△축제문화의 활성화 △광장 조성 △문화교육 강화는 문화사회로 가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이를 진행시키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개인의 창조성 발현과 공공성이라고 본다. 그 중에서 공공성이 핵심이 된다. 예를 들어 문화광장은 개인의 창조성을 끌어내는 공간이고, 물론 그 공간은 공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