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녹색대학 장일안 실무간사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녹색대학은?
녹색 대학은 국내 최초의 대안대학으로서 △깨끗하고 △생태적인 △살맛나고 △옴살스런 교육을 취지로 경남 함양군 백전면에 캠퍼스를 구성해 내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설립을 위한 준비는 지난 95년부터 있어 왔으며 장회익(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총장을 중심으로 창립위원회가 지난 3월 23일 발족했다. 녹색 대학은 생태마을에서 함께 일하고 배우면서 몸과 마음으로 익히는 참된 배움터이자 진정한 대안 교육의 현장이다. 그리고 이는 현 시대문명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설정하는데 획기적인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녹색 대학의 설립 취지는
현재의 사회구조에서 존재하는 많은 문제들 가운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환경문제이다. 이는 개발을 위해 확대와 재생산만을 강조하는 지금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체계적인 학문의 지속적인 뒷받침이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이다. 녹색 대학은 연구와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점에서 대학의 고유 기능을 지키면서도 돈이 되지 않아 대학에서는 다루지 않는 생태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학생들은 친환경적인 공간에서 자연과 함께 하며 귀농 개혁 등 생태적인 부분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질적인 인성 교육에 중점을 둬 이를 위해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도록 하며, 교수들도 함께 생태마을에서 살도록 하고 있다. 앎과 삶이 어우러지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 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학사제도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95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녹색 대학을 만들기 위한 창립 위원회가 지난 3월 23일에 설립됐으며, 내년 3월에 개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 신입생을 50명 모집했고, 현재 30명이 선발됐다. 모집 기준은 특별히 없지만 녹색 대학도 대학이고, 공부해야 할 분량이 상당히 많은 편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수학 능력을 갖추지 못했을 경우 모집에서 탈락될 수 있다. 학과는 △녹색문화학과 △생명농업학과 △자연건축학과 △녹색살림학과 △풍수풍류학과 등이 있으며 1년에 3학기제로 구성된다. △녹색필수 △녹색선택 △전공필수 △전공선택의 세부 이수학점 등은 제정 중에 있으나 평가 방법은 Pass/Fail의 방식으로 될 확률이 높다. 학점을 통해 등수를 매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무엇을 배웠는지와 공부가 부족하면 보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수와 함께 공부해 나가면서 서로가 학문적 역량을 최고점까지 이끌어 나갈 수 있게 각 과목의 세부 운영은 탄력적으로 정하게 될 것이다.

■정식 대학으로 인가될 가능성은 있는지
2-3년 내로 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 대학을 설립하려고 준비하던 초창기에는 인가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건평 및 수익형 기본자산 등 자본과 관련해 갖춰야 할 것들이 많은데 이런 사항들은 최소한의 생태적 공간을 지향하는 녹색 대학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가를 받지 않으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았다. 먼저 녹색 대학을 졸업한 후 좀더 심화된 공부를 하기 위해 타대의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것과 본교에 재학중인 남학생의 경우는 군입대를 연기할 수 없게 되는 문제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우리가 하는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 범위내에서 인가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학벌주의가 지배하는 대학 사회에서 녹색 대학이 얼만큼의 영향력을 지니게 될지
졸업생들은 중심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일반 대학에서는 대부분 하고자 하는 학문을 위해서라기보다 삶의 조건을 위해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녹색 대학의 경우는 그러한 삶을 원치 않는 사람들, 정말 자신이 하고자 하는 학문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학문에 대한 열의가 높다. 즉, 어떠한 사람이 되느냐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렇게 높은 열의를 갖고 공부한 학생들은 기존의 분야에 뛰어들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게 될 것이고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파급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은경 기자 lajiel@mail.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