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의 현황과 전망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기존 제도교육과는 다른 형태의 교육들은 꾸준히 존재해왔다. 일제시대에 등장한 야학을 시작으로 7, 80년대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빈민지역 공부방 운동과 방과 후 활동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들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교실 붕괴’ 현상을 비롯해 획일적이고 억압적인 제도교육에 대한 문제제기가 본격화되자, 대안 교육에 대한 관심은 학부모와 학생 등의 교육 수요자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증대되기 시작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 다양한 형태의 대안학교 존재
이처럼 종래의 학교교육과는 다른 교육을 표방하며 등장한 대안학교는 초기에는 자퇴생이나 퇴학생과 같은 문제아의 ‘수용소’쯤으로 여겨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대안학교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그 규모와 수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전일제 형태의 교육기관으로서 1998년부터 법제화를 통해 등장한 △간디고 △성지고 △한빛고 △세인고 등 11개의 특성화고등학교와 도시 속 작은 학교 등 10여 개의  비정규 대안학교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계절학교 △방과 후 학교 △주말학교 △홈스쿨링제도 등 프로그램 형태의 대안교육기관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초 정부는 학력 인정 대안학교를 대폭 신설하고 각종 대안교육시설을 대안학교로 변경하는 대책을 발표해 앞으로 더욱 많은 대안학교가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대안’이 되기 위해
도교육청이 불법운영을 이유로 작년 1월 말 강제해산 했었던 간디학교 사태 때 비하면 이러한 정부의 조치는 진일보할 만한 일이지만 아직까지 대안학교가 주류 교육에 대한 진정한 ‘대안’으로서의 제몫을 해내기에는 산적한 과제가 많다. 일반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의 대안으로 자리 잡아나간 것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지금까지의 대안교육이 현재의 교육 체제 속에서 지니는 영향력과 규모면에서도 기존의 학교 교육을 대체하게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봉석(교육) 겸임교수는 “대안교육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육 요건이나 과정에 있어서의 체계성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주류의 교육도 다양한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면, 기존 학교와 대안학교간의 상호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요구하는 인성, 적성, 특기 교육에 중점을 둔 인간 교육의 실현이라는 교육 본래의 개념에 접근해야할 것이다”고 앞으로 대안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

대학가의 대안교육운동은 아직 미미
아직까지 대안교육에 대한 시도는 중고등 과정에서만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대학의 학벌이 평생 삶의 향방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조건이 되는 현실에서 대학가에 대안교육을 위한 움직임은 그리 활발하지 못해왔다. 물론 성공회대학교에서 매달 열리는 ‘교육사랑방’ 등을 비롯해 정기적으로 대안교육관련 강좌가 열려 사회적 관심과 호응을 받긴 했지만, 아직까지 정식적으로 대학의 모양새를 갖춘 대안대학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의 연계성 측면과 대학 학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이 사회가 요구하는 공부를 해야하는 중고등 학교와 달리 대안교육이 추구하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대학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3월에 개교할 ‘녹색대학’은 대학가 대안교육에 하나의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염희진 기자 salthj@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