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권우섭 다비타의 집 대표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다비타의 집을 설립하게 된 목적과 활동 내역은.
기지촌여성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하는 단체가 극소수에 불과해 필요성을 느꼈다. 지난 1990년 국가안보와 사회적 냉대 속에 주목받지 못하는 기지촌여성들의 인권 및 그들의 자녀를 위한 일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재활 및 처우개선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으며, 기지촌 여성을 위한 쉼터와 자녀를 위한 공부방 및 놀이방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중점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야는.
기지촌여성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물질적인 어려움이다. 따라서 그들의 직업 전환교육이 중요한 문제이다. 지금 양말 만드는 일을 교육하고 있는데 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기지촌여성들의 인권문제가 다른 소수자들의 인권문제와 다른 점은.
만약 해마다 미군의 폭력으로 상해를 입거나 사망하는 사람이 매춘 여성이 아닌 초등학생이었다면, 한국 국민들은 상황을 지금과 같은 무관심으로 일관했을 것인가. 기지촌 여성들은 죄인이 아니다. 그들은 이 사회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등의 사회구조적 모순에 희생된 피해자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피해자들이 누려야 할 정당한 권리를 우리의 그것보다 한 단계 낮게 평가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그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려는 인식이 부족할 뿐 아니라, 존엄성마저 무시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지촌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차원의 대책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매춘을 법으로 금지해 기지촌이 발생조차 하지 않았다. 독일의 경우 미군과 독일 여성 사이에 낳은 아이의 양육비를 미국정부에 청구해 받은 사례도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지촌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의 대책 마련은 안보 등의 이유를 들어 수수방관하고 있다.

■기지촌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한 이유는.
먼저 기지촌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매춘을 선택했기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까지 당연히 그들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큰 이유겠다. 이러한 의식이 우리사회의 순결하지 못한 여성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더불어 그들에 대한 무관심의 요인이 됐다. 여기에 남성의 성적 욕구에 대한 해결책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천대하는 이중적 모습이 기지촌여성들의 인권문제를 소외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기지촌에 동남아 여성들도 많다던데.
인건비가 싼 외국인 여성들이 기지촌에 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기지촌이 아니라도 한국은 동남아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은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생존권조차 방어하기 힘든 기지촌의 동남아 여성들에 대한 인권 탄압이 우려된다.

김지영 기자 wldud3047@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