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성 평등을 지향하는 남성들 `딸사랑아버지모임' 김중렬 총무

기자명 이경미 기자 (icechoux@skku.edu)

호주제 폐지 논란이 날로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단체와 유림들의 목소리에 비해 정작 ‘호주’인 일반 남성들의 목소리는 파묻혀 있었다. 이에 호주제 폐지에 참여하고 있는 남성단체인 딸사랑아버지모임의 김중렬 총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딸사랑아버지모임이란 어떤 곳인가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한 운동들은 주로 여성과 남성간의 대립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양성평등, 호주제 등은 한 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함께 고민해야 할 인권의 문제이다. 이런 고민들이 자꾸 성대결로 비춰져 운동의 지형도를 바꿔보기 위해 만들어졌다.

남성들에게 호주란 어떤 의미인가
남성들은 호주이기 때문에 얻게 되는 혜택도 없고 대다수의 경우 호주제 자체에 거의 관심이 없다. 다만 호주제가 없어지면 가정 내에서 가장의 권위가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여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리더쉽에 의해 권위가 생기는 시대이고 가정도 변화하고 있어 호주제가 남성들의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는 못한다. 사실상 호주제는 남성들에게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동안 호주제에 대한 남성들의 목소리가 여성단체나 유림 측에 비해 부각되지 못했던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통가족제도수호범국민연합등 호주제 존치론 측은 조직화돼 있는데 반해 폐지론에 찬성하는 남성들은 특정한 구심점이 없어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성이면 다 호주제에 찬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변하면서 연령에 따른 경향성이라는 것이 생겨 20∼30대의 젊은 층에서는 호주제 폐지에 찬성하는 이들이 많다.

호주제폐지운동본부에서 추진하는 일만인 남성선언에 모든 회원이 참여했다고 들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주제 폐지법안의 국회통과 여부가 불투명한데 향후 계획은
국회는 연령별 대표성을 반영하기 힘든 곳으로 자신의 소신보다는 당론에 따라가는 젊은 국회의원도 많다. 보수적 기반에 지지층을 둔 국회의원들의 경우 호주제 폐지를 지지하는 것이 위험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딸사랑아버지모임에서는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호주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