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새내기 시절 주워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우리를 두고 청년 심산의 아들, 딸이라 지칭하는 선배들의 말이었다. 심산이 누구인지 몰랐고 그 후로도 상당 기간 무관심했지만 수식어 ‘청년’이란 단어 때문인지 낯설음은 덜했다.

이런 부끄러운 기억들을 늘어놓는 이유는 내가 갖고 있는 고민을 풀어 낼‘청년’이란 단어를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막연하던 중 반갑게도 심산 선생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칼럼 ‘청년’은 필자를 포함한 젊은이들의 이야기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시대 진정한 청년의 의미는 무엇인지, 청년문화는 과연 소멸 됐는지 그 질문들에 답하기 위한 작업이 될 것이다.

그 첫 번째 화두로 대학 내의 축제문화를 던져본다. 참으로 논란이 많을 주제이다. 이러한 버거움에 적절한 답을 해줄 사람들을 캠퍼스에서 찾아봤다.

첫 번째, 인사캠 총학생회 문화국장 이창석 군. 그는 지난 대동제에 대해 홍보부족과 진행과정상의 미숙함을 약점으로 꼽고 소프트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내용물에 대한 문제가 더 근본적이다. “학우들의 개별적인 즐거움은 늘어났지만 총학 차원에서 대중문화에 편승한 인상이 짙다”는 지적에 “작년 축제의 성공이 의식돼 올해 대동제가 그 아류가  된 부분은 인정한다”며 이번 건기제에서는 축제의 다른 면을 보여줄 예정이란다. 또한 “대학문화를 정의하기는 어렵다. 우리가 주목하는 점은 그 다양성이다.”라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다음으로 만난 임학선 예술학부장. 학부장님은 축제에 대한 학부생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소통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구경꾼만 가득한 축제’의 아쉬움을 토했다. 상업색이  짙은 본교축제에 대해서는 “외부 행사도 나쁘지 않다. 단,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문화도 병행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발전적인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말해 참여를 이끌어내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학내문화행사를 지원하는 학생복지팀 김흥수 팀장. 그는 대학문화제의 바람직한 모델형으로 지난 5월의 대학로 거리문화축제를 예로 들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내년부터 지원을 약속했다”며 “대학문화의 본질을 고민할 때, 학내 또는 국내에만 한정하지 말고 교류의 의미도 되새겨 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동아리연합회 문화국장 오세준 군은 “지난 대동제는 내용보다는 큰 판을 벌리는 데에 치중한 것처럼 보였다.”며 짤막히 축제를 평했다. 또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우리는 동아리, 소모임 활성화를 중요시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대학문화에 대한 고민이 공유되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냈다.

축제가 학내문화의 전부라고 할 수 없지만 가장 크게 벌어지는 판이니 만큼 그것을 시작으로 문화에 대한 가치관을 엿보고자 했다. 어느 순간 문화란 단어는 우리 대학 안의 많은 사람들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그것이 단지 어린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달콤한 사탕으로 끝나고 마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빨고 나면 이가 썩어 버리는. 머지 않은 시기에 또 하나의 큰 축제가 열린다. 글로 다 옮기지 못한, 수첩에 적힌 이야기들이 모두 실현될지 기다려본다.

심연주 기자 rmfnxjrl@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