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언론에서 공식화 해버린 청년층의 정치 냉소주의는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안도감을 주어 또 다른 무관심을 오히려 정당화시켰다. 그리고 서서히 선거판은 젊은이들을 배제해왔다.
그런데 2002년을 사는 젊은이들이 내는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유권자 운동단체 유니보터스(UNIVOTERS)의 중심에 있는 함현호 군을 찾았다. 개인적으로는 지지하는 후보가 있어 특정 대선 캠프에서 뛰기를 바랬지만 자기 또래 젊은 층의 관심 유도가 더 근원적인 문제라고 생각해 유니보터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정치적인 입장 표명은 뒤로 미루었다. 스물 셋 젊은이가 말하는 정치는 ‘일상’이다.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물음에 “가치를 인식하니, 재미를 느껴요”라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재미있는 선거를 만들기 위한 그들의 움직임은 꽤 분주해 보이지만 그 역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교에 다니는 일반 학생일 뿐이다. 즐거운 문화를 재창조하려는 그들, 그러나 고민의 수위가 낮은 것은 아니다.
그들 스스로 ‘우리가 찍으면 다르다’며 2, 30대 선거문화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놀이이자 축제로 만들려는 ‘2030 유권자 네트워크’가 그 앞에 서 있다. 그러나 “다양한 생각들이 자유롭게 논해지고 강하게 충돌해야 할 대학 사회가 오히려 더 경직되고 다른 의견의 표출을 차단하죠”라고 꼬집는 대학 캠퍼스에서 주로 지원활동을 펼치는 우미정 간사의 이 말에서 숨겨진 대학문화를 볼 수 있다. 명확한 자기 정체성을 보여주었던 386세대가 부럽다는 그녀. 자신이 하는 일이 변화의 물꼬를 트는 것임을 조심스럽게 확신한다. 물론 그 시간은 매우 더딜지라도 자신이 참여한 만큼 세상이 바뀔 것을 믿는다. 이는 학생시절 직접 부딪치며 겪은 삶의 교훈이기도 하다.
각자가 개인적인 고민들로 바쁘다고 하지만 그 면면을 따져보면 결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뿌리를 뽑기 위해선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그 가운데에 선거 참여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그들은 믿는다. 한국사회의 치열한 쟁점이 모두 드러나는 시기가 대선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쌓인 불만은 그대로 당신의 언어로서 표현돼야 한다. ‘열심히 욕한 당신, 찍어라!’
“무엇을 하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나는 젊다”라고 당당히 말하는 우미정 씨의 말이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불명예처럼 정의 내려진 나의 세대, 그 문화를 바꾸려는 저들의 움직임이 반갑고 고맙게만 느껴진다.  
심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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