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는 없습니다.
(창작과 비평사) 조영래 지음
조영래 변호사를 추모하는 모임 엮음
-------------------------------------------
“자기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 당신의 독특한 성품으로 널리 알려진 일은 적으나, 역사적 전환점이 될 만한 대사건에는 반드시 당신의 탁월한 능력이 발휘되었었지요. 사실 나는 당신이 주도하는 일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보람과 기쁨을 누렸으니까요. 그리고 이 땅에 당신과 같은 뛰어난 운동가가 존재한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러웠지요”

이 글은 장기표씨가 고인이 되신 조영래 변호사의 영전에 추도사로 바치는 글의 일부분이다.

고 조영래 변호사는 학생운동과 인권운동의 지도자로서, 그리고 인권변호사로서 뜨거운 삶을 살다가 90년에 마흔 셋이라는 젊은 나이로 요절한 시대의 거인이었다. 잠깐의 기억으로도 그가 쓴 전태일 평전이라는 책과 부천 성고문 사건·망원동 수재민 집단소송의 변론이 떠오른다. 장기표씨의 표현대로 조영래라는 이름 석자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니다. 그러나 그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시대를 사랑했던 사람으로, 이 땅의 가난하고 억눌리고 억울하고 한 맺힌 사람들의 피난처로, 또한 정의를 위해 몸바친 투사로, 인권과 사회정의를 침해하는 구조적인 불의에 감연히 맞서 싸웠던 인권변호사로 기억되어, 생을 마쳤지만 지금도 가슴속에는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존재로 남아있다고 할 것이다.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고 조영래 변호사가 주로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1985년경 이후 몇 해 동안에 쓴 글(일간지나 월간지에 발표한 글, 주요사건의 변론문, 일기, 편지, 두 편의 시)을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엮어서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이 책의 글들을 통하여 주로 5공에서 6공화국에 이르는 역사적 격랑기를 고인은 어떻게 바라보았고 어떤 비판을 가했으며, 자신의 사상에 따라 어떻게 행동했고, 또한 그가 생각했던 민주화란 무엇이었던가를 어렴풋하게나마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책을 통한 경험이 새로 도약을 시작하는 여러분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와 닿기를 바래본다.

안영하(법학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