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했다~ 시청자 만나~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방송을 했다~ 시청자 만나~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 한대호
  • 승인 2018.03.13 00:10
  • 호수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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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호 기자의 인터넷 1인 방송 체험기

당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쏟아진다. “오지구여~ 지리구여~”, “에바참치꽁치” 일명 ‘급식체’라고 불리는 괴상한 단어들의 출처는 다름 아닌 ‘인터넷 방송’이다. 인기 BJ들이 내뱉는 낯선 단어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빠른 속도로 전파됐고 다양한 연령층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처음 듣기엔 거북했던 “오지구여~”는 어느새 내 입에도 ‘오지게’ 뱄다. 마성의 매력을 가진 인터넷 방송, 기자가 직접 해봤다.

 

‘인터넷 1인 방송,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면 기자는 어김없이 침대에 누워 아프리카TV,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방송을 시청한다. 정신없이 보다 보면 어느새 밖이 어두워졌을 정도로 시간이 지나있다. 기자는 인터넷 방송을 보며 인터넷 방송인들이 ‘쉽게 즐기며’ 돈을 번다고 생각했다. 물론 혼자서 몇 시간 동안 이어지는 방송이 지루하지 않도록 진행해야 하는 점이 부담되겠지만, 회사에서 업무에 시달리는 샐러리맨이나 매출 걱정에 매일 고민하는 자영업자보다는 훨씬 편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대학교 3학년이 된 기자에게도 미래에 대한 막막함은 현실로 다가왔다. 그러던 와중에 인터넷 1인 방송에 관한 취재를 동행하며 문득 생각했다. ‘내가 한번 방송해볼까?’, ‘어쩌면 이게 내 천직이지 않을까?’

2018년 3월 7일 오후 8시, ‘리뷰왕한리뷰’ 방송 시작!
처음 해보는 방송인 만큼, 잘 알고 있는 분야를 소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에 ‘자취생 옷 관리 필수품 리뷰’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기획했다. 그리고 인터넷 블로그, 자취생 관련 SNS 페이지를 뒤져보며 소개할만한 아이템들을 찾았다. 방송 당일에는 카카오톡, 페이스북을 이용해 주변에 홍보했다. 주 시청자를 혼자 사는 대학생 및 직장인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방송시간은 저녁 8시로 정했으며, 방송 플랫폼은 평소에 애용했던 아프리카TV로 했다.

언제나 처음은 긴장하는 법이다. 방송에 사용할 휴대폰은 배터리가 부족하지 않은지, 사놓은 준비물을 혹시 놓치지 않았는지 사소한 걱정에 방송 시작 전부터 손에 땀이 났다. 하지만 홍보는 이미 끝났고 시청자와의 약속은 어길 수 없다! 기자의 스튜디오의 ‘ON AIR’에도 어김없이 빨간불이 켜졌다.

취재를 동행하며 만난 유튜버 ‘테스터훈’이 말했던 조언을 떠올리며 ‘미쳤다!! 안 보면 후회, 자취생 옷 관리 필수품 리뷰’로 제목을 정했다. 기사도 그렇듯이 제목이 자극적이면 궁금증을 유발하는 법. 인터넷 방송계에서는 이런 것을 일명 ‘어그로’라고 한다. 그렇게 기자의 첫 방송이 시작됐다. 방송을 직접 보며 진행하니 마치 거울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준비한 콘텐츠를 진행하는 동시에 댓글까지 신경 써야 하는 점이 무척 어색했다. 약 40분간 방송하며 시청자 수는 평균 7명, 최대 9명까지 올라갔다. 시청자가 방송하는 사람에게 일종의 후원 개념으로 보내는 별풍선은 108개를 받았다. 방송 중 달린 댓글의 반응도 다양했다. 맹목적으로 방송내용을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으며 기획한 콘텐츠에 공감하기도 하는 등 엇갈린 반응들이 상존했다. 이외에 노래를 불러달라는 등 갑작스러운 시청자들의 요구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간혹 등장하는 날이 선 댓글에 휘둘리지 않는 정신력은 방송인으로서 갖출 필수적인 능력이라고 생각됐다. 하지만 방송을 시작한 지 10분 정도가 지났을 때는 시작 전에 긴장했던 것과는 달리 어느새 나름의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30분의 방송 후 잠시 쉬었다 다시 방송을 켰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즐겼다. 테스터훈이 “모든 인터넷 방송인은 관종끼가 있다”고 했던 것이 이해됐다.

사진 | 최하영 기자 chy7900@
사진 | 최하영 기자 chy7900@

노력은 두 배, 보람도 두 배
애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쉬운 것은 절대 아니었다. 모든 일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뻔한 교훈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방송을 봤던 주변 사람들 역시 ‘콘텐츠가 부족했다’, ‘시간이 너무 짧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자 스스로도 급하게 준비했던 만큼 방송 내용을 더 돋보이고 풍부하게 할 만한 도구들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준비했던 리뷰 콘텐츠가 일회성 소재라는 평가도 있었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는 소재 개발의 필요성도 느꼈다. 방송 구도 역시 카메라를 고정해 놓아서 영상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좀 더 역동적인 방송인의 움직임이나 카메라 구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PD, 작가, 카메라 감독 모든 역할을 혼자 하다 보니 더 큰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은 기존 TV 프로그램이 갖지 못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송신만을 하는 TV 프로그램과는 달리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방송인은 실시간 시청자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는 자신의 요구를 방송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WIN-WIN’이었다. 또한 진입장벽이 높은 다른 직업에 비해 물리적인 제약이 적기 때문에 열정과 도전정신만 있으면 시도해 볼 수 있다. 더욱이 대중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기존 방송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기자 스스로 확신했다. 지금도 인터넷 방송은 성장 중이며 당신도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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