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를 위한 배제, 그 책임을 묻다
배제를 위한 배제, 그 책임을 묻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3.26 22:13
  • 호수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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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형숙 소장을 만나 장애인 자립생활에 필요한 제도적 개선과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자립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탈시설에 대한 시설 측의 대응은 무엇인가.
탈시설로 예산축소의 위협을 느낀 시설 측은 수용 인원 감소를 막기 위해 여러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체험홈 설립이다. 원래 체험홈은 자립생활을 주장하는 단체들이 뜻을 모아 만든 전환지원체계였다. 하지만 시설에서 동일한 이름으로 체험홈을 만들자 단체들은 주거 명칭을 ‘자립생활주택’으로 바꿨다. 시설에서 운영되는 체험홈은 장애인이 지역사회로 나가 생활하도록 돕는 자립생활주택과 다르다. 시설 거주 장애인이 그곳의 체험홈에 입주해 1~2년 지내면 지역사회 거주 가능성 평가를 받는데 사회 거주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설로 돌아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오히려 시설에서 체험홈을 진행한다는 명목 하에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받는다. 결국 수용시설의 규모는 변동 없고 시설거주 장애인들은 여전히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립생활을 위해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가.
장애인들이 시설을 벗어나 지역사회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지원은 활동지원 서비스, 소득보장, 일자리, 주거 등이 있다. 이같은 지원이 제공되고, 부족한 점이 개선되려면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탈시설 관련 중앙정부 정책이 없어 관련 지원을 받지 못한 장애인들이 속출했다. 예를 들어 장애인이 탈시설을 하면 편의에 따른 주택개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관련 예산과 정책이 부재하기 때문에 주택개조비용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 다다른다. 그렇기에 법률로 장애인지정예산을 추가하고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을 정책에 포함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 내 자립을 결심한 장애인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자립생활센터 운영을 지원하는 법도 만들어져야 한다. 센터가 위탁사업으로 지정됨에 따라 사업비로 센터가 운영되는데, 그 규모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센터를 위한 운영비 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현행 의무고용제도 효과를 상승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있나.
현행 의무고용제도는 유명무실하다. 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위한 제도가 실질적인 고용률 증가를 불러오진 못한 것이다. 관련 제도 효과를 상승시키기 위해선 의무고용률을 미달한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은 값싼 고용부담금을 선택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고용부담금을 더 높이면 기업은 고용부담금을 내는 대신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할 것이다. 또한 고용 사실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에게 맞는 일자리 창출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는 장애인에게 비장애인의 기준의 업무를 할 것을 요구한다. 장애인이 희망하더라도 해당 업무가 맞지 않다고 판단해 업무를 배당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맞춤형 일자리도 있다. 예를 들어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동료상담가는 같은 장애인 당사자로 사회적 편입견과 소외감에 자존감이 낮아진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올해 7월부터 기업의 모든 직원들에게 장애 인식 교육이 의무적으로 시행되는데 이와 같은 인식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비장애인 중심적인 사회에서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유아용 놀이터는 비장애 아동만 이용할 수 있는 구조인데 휠체어 그네 같이 장애 아동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필요하다. 이런 현상은 이를 법에 명시할 때 권고사항에 그쳤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엄격한 법도 일조했다. 복잡한 시간에 음식점에서 식사하려는 장애인을 거절하면 약 백 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렇게 봤을 때 강제성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와 함께 장애인 당사자들은 의존적인 삶을 버려야 한다. 그 동안 사회가 장애인에게 씌웠던 굴레에 의해 위축됐던 이들의 자존감 회복이 필요하다. 장애인을 의존적인 존재로 규정짓는 것은 잘못이며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 스스로 활동하면서 지원이 필요할 때는 창피해하지 말고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장애인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사진 | 김한샘 기자
사진 | 김한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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