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단순하게만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바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얽혀있는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안내해 줄 친구나 책 등을 찾기 마련이다. 흔히 사람들은 철학이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심오하고 골치아플 것 같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철학에 다가가는 것을 겁낸다. 사실 어려운 철학서는 철학을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설명한 글이고, 재미있고 쉬운 철학책은 보기좋게 치장한 글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학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대중들의 눈높이를 맞춰 그들을 철학 쪽으로 다가서게 만들기 위해서는 내용의 깊이가 떨어지더라도 쉽고 흥미롭게 쓰여진 철학서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어쩌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철학, 즉 세계와 자신에 대해 묻고 생각하는 것에 있어서는 쉬운 책이 더 좋은 해답을 제시할지도 모른다. 이제 몇 권의 쉽게 쓰여진 철학입문서들을 통해 철학적 사고과정을 배우고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져보자.
먼저 『철학은 내 친구』는 속담과 옛날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철학과의 만남을 이끌어 낸 책이다. 저자가 이 책을 ‘철학의 입구는 될지언정 출구는 될 수 없다’고 했듯이, 사람과 세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철학적으로 문제만을 제기한 저자의 목소리는 우리 스스로 그것의 답을 찾으며 고민하라고 조언하는 듯 하다.
한편 『알기 쉬운 철학의 세계』는 철학을 영역별로 분류하고 각 주제별로 핵심적 이론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주창한 철학가들에 대해 풀어간다. 저자는 낙태와 자살 등의 현실적인 관심 사항과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여 현실속에 자리잡은 철학을 말한다.
『소피의 세계』는 14세 소녀 소피가 고대 그리스철학부터 현대의 실존주의까지 방대한 서양철학역사의 줄기를 여행한 소설이다. 저자는 각 시대마다 소피에게 주어졌던 의문과 질문을 독자의 것으로 만들며 심오한 철학세계에서 ‘놀라워할 줄 아는 ’우리가 되라고 전한다.
『철학과 굴뚝청소부』는 근대철학의 흐름과 사상에만 한정돼 쓰여졌지만, 근대와 전후 접점에 있었던 철학들과의 경계를 통해 철학적 사고의 탄생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올해 초 저자는 증보판을 발간, 기존의 텍스트를 유지하되 도판과 주석을 첨가해 더 깊이있는 철학서를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철학의 역사』는 서양철학사를 소개함에 있어 시각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문장을 통해 기존의 철학서가 가지고 있던 딱딱한 고정관념을 파괴한다. 사진과 그림들로 보기좋게 편집돼 오히려 말로는 전하기 힘든 메시지까지도 전달한다.
사람들은 보통 철학이 삶에서 직접적인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철학은 단지 문제제기를 할 뿐이며 보편적인 삶의 원리를 얘기를 해줄 뿐이다. 여기 몇 가지 쉬운 철학서들을 통해 배운 철학적 사고는 우리가 주체적 판단으로 고민하고 탐구하는데 길잡이가 되어 줄 뿐이고, 체계적인 세계관을 세워 삶에 적용시키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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