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padre’, ‘father’. 외형과 발음에서 이 둘은 서로 닮아있음을 찾을 수 있다. 아버지란 의미를 지닌 이 단어들은 각각 이태리어와 영어식 표현이다.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수의 어휘들이 규칙적인 대응을 보여 두 언어가 동일한 언어에서 갈라져 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하나의 언어에서 나뭇가지처럼 파생되는 비교언어학 역사를 통해 알아보자.

지금부터 2백여년 전, 영국의 한 언어학자 윌리엄 존스는 각국의 언어가 서로 관련성을 맺고 있음을 발견했다. 최초의 산스크리트어 학자의 길을 걸었던 그는 그리스어, 라틴어, 고트어 그리고 켈트어에 이르는 자신의 언어분야를 갖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많은 언어를 접한 그에게 각국의 언어들은 단지 다르다는 것 이상의 차원이었다. 그는 언어간의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알고, 현존하지 않는 어떤 한 공통어에서 파생했을 거라는 추측으로 비교언어학의 물꼬를 텄다.

역사 연구가 활발했던 19세기, 점차 다른 학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비교언어학은 전성기로 접어들게 된다. 이렇듯 역사는 언어의 상호 대응 관계와 유사성을 분석하는데 있어 거쳐야 할 과정이었다. 한편 언어들의 공통된 하나의 말 즉, 조어(祖語)에서 갈라져나온 말인지 아닌지를 알아내기 위한 방법연구는 많은 학자들의 손길을 거치게 된다.

윌리엄 존스가 산스크리트어와 유럽어의 관계를 기초했다면 프란즈 보프는 그 언어자료를 토대로 다른 몇 가지 인도-유럽어를 비교 정립했다. 또한 야코프 그림은 그 일부인 게르만어학을 창시함으로써 인도-유럽어의 관계를 지배하는 일정한 법칙을 만들었다. ‘그림의 법칙(Grim's Law)’이 바로 그것이다. 서두의 일례로 들었던 ‘padre’, ‘father’의 각각 첫 자음이 ‘p’와 ‘f’ 등의 유사성을 다룬 자음대응규칙이라 할 수 있다.
범어와 유럽어의 유사성에서 처음 시작한 언어비교학은 그 범위를 확대해 아프리카 어족, 알타이어 어족 등 다른 어족을 연구하는데도 적용됐다. 또한 언어비교학은 본연의 규범적인 언어기술을 들어 과학의 모습을 더하였다. 역사적 비교로의 접근에 조금이나마 독립적인 성격을 띄려 했던 언어비교학은 과학의 요소를 함께 아우른채 발전했다.

현재의 언어비교학 역할에 대해 본교 이등룡(국문과) 교수는 “사실 언어비교학은 실생활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서를 통해 연구되는 학문으로 서로의 언어관계를 살피고 나아가 조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동시에 거침으로 국가간 새로운 관계설정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단어에서부터 각기 그 관계 규명성을 따지고 들어갔던 언어비교학은 이제 그 본래의 의미를 한층 더 뛰어넘어 국가간의 관계 형성에 새롭게 작용하고 있다.

이철우 기자 fecow@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