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대학에 오면 영어나 한자를 접할 기회가 많다. 따라서 외국어의 필요성에 대해 깊게 느끼게 되고 영어나 다른 외국어를 배우는데 많은 힘을 기울이곤 한다. 그런데 다른언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본어는 어순이나 조사 등 한국어와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익히는 것이 쉬운 편이다. 일본어와 한국어가 비슷한 이유에 대해 많은 가설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설이다. 이와 같이 한 언어와 다른 언어가 비슷한 이유를 동일한 어원으로 보는 것에서 역사비교언어학은 출발한다.

■ 역사비교언어학과 어족들

단어자체는 굉장히 생소하지만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 학문을 접해왔다. 요컨대 ‘한국어는 우랄 알타이어족에 속한다’는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 위도슨의 『언어학』은 20세기 전반기에 언어학의 발전을 촉진시켰던 것이 성경을 생소한 언어로 번역한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즉 이전에 전혀 보지 못했던 언어들에 대해 분석을 해야했기 때문에 기존 언어학적 테두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자연히 비교언어학이 발달했고 비로소 언어학은 과학적인 학문으로 자리잡았다.  
비교언어학은 서로 비슷한 언어들을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고 가정하고 그것들을 한 어족으로 묶는다.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어족 △아프로아시아어족 △알타이어족 △코카시안어족 △인도유럽어족 △말레이폴리네시아어족 △팔레오시베리안어족 △파푸아어족 △시노티베트어족 △우라릭어족  △아메리카인디언어족 등으로 나뉜다.

이중 인도, 유럽지역의 대부분의 언어가 속하는 인도유럽어족은 처음 학문을 시작한 곳인 만큼 비교언어학에서 가장 성공한 분야이다. 이에 비해 다른 어족의 비교언어학에서는 여러문제가 생겨났고 알타이어족도 그 중 하나이다. 알타이어족은 발음이나 문법, 모음조화 등 공통점이 많지만 어휘가 서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견이 많다. 때문에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하는지 아닌지에 관해서도 학자마다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알타이어족일 가능성이 가장 많기 때문에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한 △터키어 △몽골어 △만주퉁구스어 그 밖에도 △만주족 △묘족 △위구르족 △타타르족 △체첸족 의 언어 등과 비교연구되고 있다.

■ 어족들을 나누는 일반적인 기준과 언어들의 차이

한편 이들 어족들은 일반적으로 △어순 △형태론적 특징 △소리의 유사성 △단어의 유사성 등을 기준으로 나뉜다. 하지만 수학이나 과학처럼 일정한 기준으로 딱 잘라 나뉘는 것이 아니고 비슷한 것끼리 모으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기준들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어순은 주어(S), 동사(V), 목적어(O)의 순서를 가지고 따지는데 SVO는 영어, 중국어 및 대부분의 인도유럽어의 어순이며 SOV는 △한국어 △일본어 △힌디어 △터키어, VSO의 어순은 필리핀의 따갈로그어가 대표적이라고 한다. 어순은 여러 가지로 언어를 익히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말과 어순이 같은 일본어가 영어보다 배우기 쉬운 점도 그 예 중 하나이다.

형태론적 특징은 모든 언어를 나누는 기본요소가 되는데 형태론적 특징에 따라 언어를 분류하면 △고립어 △교착어 △굴절어 △포합어로 나뉜다. 고립어는 어형변화가 거의 없이 개개의 단어를 나열하는 언어들을 말하며 대표적으로 중국어가 있다. 교착어는 의미를 나타내는 부분과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는 부분인 조사가 나눠지는 언어를 말하며 우리말 및 대부분의 알타이어족이 이에 포함된다. 또한 굴절어는 한단어 내에서 특정어미나 어두가 다양하게 어형변화를 하면서 뜻의 차이를 나타내는 조사가 필요없는 언어를 말하며 대부분의 인도유럽어 및 햄셈어족이 속한다. 마지막으로 포합어는 모든 단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한 문장이 한 단어가 되는 등의 높은 결합률을 보이는 언어를 말한다.

소리의 경우, 같은 언어 내에서도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다른 언어간의 차이는 더욱 심하다. 어떤 나라든지 사투리가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음성학적으로 이탈리아어나 스페인어는 우리나라사람들이 발음하기 쉬운 편이며, 쉽다고 알려진 일본어는 한국어에는 없는 유·무성음이나 장·단음의 구별이 철저해서 어려운 편이다. 그리고 같은 언어계통이 아닌 경우에도 차용관계에 따라 같은 어휘가 많을 수 있는데 한국어와 중국어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 언어의 차이와 제2언어 습득

의사소통의 범위가 국가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운데 21세기에 대두된 학문 중 하나인 ‘제2언어 습득’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른 언어를 습득하는데 있어 모국어와 비슷한 면을 빨리 그리고 잘 익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면에서 언어간의 차이를 아는 것은 제2언어 습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임진아 기자 kredo@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