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교과과정의 개편으로 최근 고등학교 교과과정에는 수학 과목에서 미분과 적분을 배우지 않는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언어의 기능 중 하나는 문화와 철학을 담아 전달하고 지켜나가는 것이다. 언어가 사라지면 그 민족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이  또한 전수되지 못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진다고 한다. 수학은 4차 산업혁명, Big Data 시대를 살아가는 성균관대학교 학부 대학원 학생들에게는 반드시 이해하고 활용해야 할 제1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말하는 수학은 대수, 집합, 기하학 등의 수리적인 도구라는 협의로서 의미보다는 수학을 통해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최적화나 선형적 연관성 등 과학적 사고에 기반이 되는 논리에 더 가깝다. 동료 교수님의 일화에서도 알게 된 점은 미분과 적분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최적화에 대한 이론을 설명할 때, 문제를 출제할 때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필자가 고교 시절에 즐겨 읽었던 책 중에는 논리야 반갑다 시리즈와 마틴 가드너의 이야기 파라독스, 아하! 바로 그거야 등이 있다. 이 책들이 유학 시절 대학원 과정과 또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GRE 시험 등을 준비할 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 요즘도 석사, 박사 학생들을 지도할 때나 연구를 할 때에도 논리적인 흐름과 전개는 거의 매일 활용하고 있다. 최근 코딩(Coding: 컴퓨터를 이용할 때 일을 처리하는 순서도를 작성, 수정, 관리하는 일)이 초등학생들뿐만 아니라 영유아들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이는 학부형들도 과학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이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면 어떤 과목들을 학부 학생들에게 추천하나? 수학과와 통계학과, 그리고 경제학과에서 개설하는 입문 과목들을 추천한다. 특히 경영학이나 경제학에 관심 있는 학우들에게는 선형대수학을 적극 권장한다. 통계학에서는 수리통계학과 확률론을 추천한다. 필자가 학부 시절에 경제학을 배우면서 감동했던 순간이 있다. 논리적으로 글을 통해서 설명이 가능하면서도 수식과 모델을 통해서도, 그리고 그래프로 경제 이론을 설명할 수 있음을 알고 나서 얼마나 매력적이고 과학적인 학문인가 하며 놀라며 기뻐했던 순간이 있었다. 세 가지 방법 중 한두 가지만 잘 이해하면 나머지도 잘할 수 있는 이런 친절한 학문이 또 있던가?

2017년 바둑계에서는 흥미로운 대결이 있었다. 인간 대 인공지능. AlphaGo라는 Google사의 DeepMind부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과 한국을 넘어 전 인류를 대표하는 이세돌 九단이 다섯 번의 대국을 했다. 4승 1패로 인공지능의 승리였다. 우리에게 주는 여러 가지 시사점 중 흥미로운 점은 바둑이라는 게임은 순간순간의 계산과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인생과 닮아 있다. 물론 바둑의 유일한 목표는 더 많은 집(침범 할 수 없는 공간)을 갖는 것이어서 인생보다는 훨씬 단순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수백 대의 수퍼 컴퓨터가 병렬로 연결되어 있는 알파고와 연습도 할 수 없는 프로 바둑 기사 한 명의 대결에서 컴퓨터가 이긴 것은 크게 놀랄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논리적인 언어를 자주 접하고 익숙해지는 것은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연구 혹은 일들을 배우고 해결할지 모르는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요즘 취업도 어렵고 스펙을 쌓는 것도 어렵고 해야 할 것들도 많고 하지만 시간을 내어서 혹은 다음 학기에 수학이나 통계학, 또는 기초 과학을 수강하는 것은 어떨까? 숨겨졌던 자신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숨겨졌던 분야를 발견하거나 이 바쁜 세상을 살아가면서 잠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며 소소하지만 색다른 행복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꼰대의 말 일지도 모른다. 시사점은 ‘젊어서 투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로 해석할 수 있다. 성균관대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학우들이여, 과감히 투자하라.

사족으로 경영학을 배우고자 하는 학우들에게 알린다. 경제학 원론 두 과목과 선형대수학, 그리고 수리 통계학은 꼭 잘 익히고 경영학을 배우길 바란다. 그러면 두 배, 세 배 깊이 있는 이해와 탁월함으로 졸업 후 어느 분야로 나가든지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