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주의
꼰대주의
  • 성대신문
  • 승인 2018.12.03 16:07
  • 호수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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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공산주의, 제국주의, 행동주의, 인지주의. 일반적으로 ‘-주의’라는 단어는 앞서 함께 붙는 명사를 중요시하는 이론이나 학설을 나타내는 합성어를 만들어내고는 한다. 이제 인류 전반을 거쳐 간 여러 사상을 모두 버리고, ‘꼰대주의’를 기반으로 신세계를 건설해나갈 시기가 온 것 같다.

꼰대란 최근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에서 파생된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나 때는 말이야...!’라며 술자리에서 튀기는 침과 함께 설파하는 그들의 온갖 세상살이의 해답들을 들으며, 머리끝까지 짜증이 나고 화가 난 적이 있을 것이다. 공감을 바라며 던진 질문에 커다란 똥을 던지는 그들은, 온갖 대단한 논리로 무장하여 도저히 반박할 틈이 보이지 않는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에게 공포감을 안겨주곤 하는 꼰대들. 꼰대질에 대한 공포는 심해지다 못해, 아랫사람이 느끼는 것을 넘어 윗사람조차 공포를 느끼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항상 아랫사람이었던 내가 서서히 나이를 먹어가며 -아직 매우 파릇파릇한 청춘이지만- 특히 군대를 다녀와서, 동생들과 대화하다 보면 문득 ‘아, 내가 혹시 꼰대질을 하고 있지는 않나’하는 생각이 들어 하려던 말도 냉큼 집어넣어 속으로 삭이고 마는 경우가 있다. 이미 사회를 잠식해버린 꼰대질의 공포는 우리를 서로에 대해 망설이고, 배척하게 만들고 있는듯하다. 이대로 가다 보면 먼 미래에 우리의 후배들은 선후배 사이의 끈끈한 정을 느껴보기도 전에 사회의 삭막함에 말라 비틀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꼰대주의를 기반으로 한 신세계를 건설해야 한다. 파레토 법칙이라는 것을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개미의 예를 통해 종종 접해봤을 텐데, 20%의 개미가 80%의 일을 하고 나머지 80%의 개미가 20%의 일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20%의 개미만을 모아 놓으면 다시 20%와 80%의 개미가 나뉜다고 한다. 이는 인간의 사회 전반에도 적용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꼰대의 수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무리 꼰대들을 없애려 밀어내도 결국 80%의 꼰대질을 하는 20%의 꼰대는 다시 생겨나고 말 것이다. 그러다 보면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꼰대가 되어 도태당하는 것도 필연적일지 모른다.

어찌 됐든 꼰대가 존재해야 한다면, 우리 스스로 ‘좋은 꼰대’가 되어버리는 것은 어떨까? 꼰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닮고 싶은 꼰대, 다가가고 싶은 꼰대가 되는 것이다. 본래 꼰대는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가 많은 남자를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라고 한다. 우리 하나하나가 아버지의 굳건함으로, 선생님의 따스함으로 아랫사람을 감싸주는 꼰대가 되면, 시간이 흘러 모두가 꼰대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회가 올지도.

그러니 지금 당신 앞에 침 튀기며 자신의 의견만을 설파하는 꼰대가 있다면, 동정심을 가득 담은 따뜻한 시선과 함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좋은 꼰대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어떨까? 가자, 꼰대주의로. 가자! 가자!

김영진(국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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