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컴퓨터는 ‘도구’가 아니라 ‘환경’이다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한창 과제물이 많은 시기이다. 어느새 컴퓨터는 과제를 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 돼버린 까닭에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은 PC방으로, 도서관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만약 언제 어느 곳에서나 컴퓨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컨트롤러 하나로 집안 모든 기계들을 움직인다. 또한 컴퓨터나 그 밖의 기계들을 사용할 때 꼭 손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음성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전제품 안의 컴퓨터가 집안에 필요한 물건이나 식품 등을 조사하고 새로 사야할 것이 있을 시, 인터넷으로 그 물건에 대한 정보를 찾아 주인에게 알려줄 것이다. 이렇게 곳곳에 컴퓨터가 존재하며 어디에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회를 ‘유비쿼터스 컴퓨팅’사회라고 한다.

‘환경’으로서의 컴퓨터

‘유비쿼터스 컴퓨팅’, 줄여서 ‘유비쿼터스’라 불리우는 이 개념은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최근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다. 가까이 신문에서부터 각 기업의 프로젝트, 과학연구자들의 논문에 이르기까지. IT의 제 3의 물결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개념은 ‘두루 존재한다’는 뜻을 지닌 라틴어 Ubiquitous에서 비롯됐는데 어원에서 추측되는 바와 같이 컴퓨터가 어디에나 두루 존재하는 것을 일컫는다. 즉 유비쿼터스 세계에선 컴퓨터를 쓰기 위해 특정한 장소에 가서 지금의 형태인 데스트탑 PC 앞에 앉아야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전화기나 밥솥, 엘리베이터, 차 등 주변의 모든 것에 작은 형태의 컴퓨터가 삽입돼있어 어디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비쿼터스의 주의할만한 특징

하지만 컴퓨터가 삽입됐다고 해서 모두 다 유비쿼터스인 것은 아니다. 여러 장소로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접속이 돼야한다. 또한 ‘유비쿼터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컴퓨터여야 한다. 우리가 신문이나 잡지를 읽을 때 종이에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내용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컴퓨터 또한 그런 형태로 정보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즉 유비쿼터스 세계에선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아닐지 모를 정도로 컴퓨터가 환경적인 요소가 되어 눈에 보이지 않아야 한다. 또 한가지 유비쿼터스는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이용하는 상황에 따라 제공되는 것이 변화해야 한다.

주의할 것은 가상현실은 유비쿼터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유비쿼터스는 실생활에서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환경에 동화된 컴퓨터를 말하는 것이지 컴퓨터가 제공해 주는 허상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유비쿼터스의 발생 및 발전·확대되는 유비쿼터스의 개념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말은 1988년 마크 와이저(Mark Weiser)에 의해 최초로 언급됐다. 그는 미국 제록스사의 팰로알트연구소의 연구원이었으며 1993년 논문에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computing access will be everywhere’ 즉 어디에서든지 컴퓨터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내렸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라는 단어가 와이저에 의해 처음 언급된 후, 이 단어는 여러 곳에서 필요에 따라 쓰이기 시작했다. 처음 그가 생각한 ‘어디에서든지 컴퓨터’라는 것은 주위 모든 것에 작은 컴퓨터가 있어서, 우리가 가는 어디에든 컴퓨터가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노트북이나 PDA 등을 들고다니는 것은 네트워크 연결로 인한 정보전달이 아니라 그 도구자체를 들고다니는 것이므로 유비쿼터스가 아니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모바일이나 노트북 등이 선없이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해 지면서 이들을 규정짓기가 모호해졌다. 분명 처음 와이저가 의도한 바와는 다르지만 이들 역시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하며 이들로 인해 ‘어디서든지 컴퓨터’가 또 다른 형태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와이저가 처음 말한 개념인 주위 모든 것에 컴퓨터가 존재하고 어디서든지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 모바일이나 PDA 등을 가지고 다니며 이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 두 가지를 다 유비쿼터스로 받아들이고 있다.  

임진아 기자 kredo@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