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피해자를 위한 새로고침, 재심
사법피해자를 위한 새로고침, 재심
  • 한연수
  • 승인 2019.03.12 00:55
  • 호수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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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형사재심은 이익 재심만을 따라
재심 청구 위해서는 증거의 신규성ㆍ명백성 필요해



원판결을 무효로 하는 재심
소송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거나 소송자료가 잘못된 경우가 있다. 이때 확정된 원판결을 취소하고 새로 심리해 제대로 판결하는 제도가 재심이다. 재판을 진행하는 법관도 인간이기 때문에 판결에는 항상 오심 가능성이 존재한다. 재심은 오류가 있는 원판결을 뒤집기 때문에 실질적 정의를 추구하지만, 법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기판력과 충돌한다. 그렇지만 오류가 있는 원판결을 시정하지 않으면 사법피해자의 이익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형사소송법의 이념을 훼손한다. 따라서 재심을 통한 원판결 오류 시정은 실질적 정의와 법적 안정성의 균형을 추구한다는 법적 의의가 있다.

재심과 비슷한 제도로 상소가 있다. 상소는 하급법원의 판결을 상급법원에 불복 신청 하는 제도다. 반면 재심은 해당 사안에 대한 판결을 내린 법원에서 다시 판결을 내리도록 요청하는 제도다. 한애라 교수(법전원)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는 상소로 다투지만, 판결이 확정돼 더 이상 법적으로 다툴 수 없는 경우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 재심”이라며 상소와 재심의 차이점을 말했다. 또한 “상소가 가능하면 재심보다는 상소를 먼저 해야 한다”며 “재심사유를 알고 있었음에도 상소를 하지 않으면 적법한 재심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심은 형사재심과 민사재심으로 나뉜다. 형사재심과 민사재심의 차이점은 재심 청구 기간이다. 형사재심은 재심 청구 기간에 제한이 없으며 형의 집행 여부나 경과에 관계없이 언제나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반면 민사재심은 원판결 확정 이후 재심 사유를 알게 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한편 형사재심은 다시 불이익 재심과 이익 재심으로 나뉜다. 불이익 재심은 무죄판결을 받은 자가 나중에 진범임이 밝혀진 경우 그에 대한 재심을 통해 유죄선고가 가능한 제도다. 반면 이익 재심은 유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재심을 통해 무죄선고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형사소송법 제420조와 제439조에 드러나 있듯 이익 재심만을 따르고 있다.

재심을 통해 원판결이 효력을 잃으면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한 교수는 “형사재심의 경우 형사보상법에 의해 재심 판결 후 6개월 이내에 국가에 형사보상청구가 가능하다”며 “이 경우 △경찰·검찰·법원의 고의 또는 과실 유무 △구금기간 중 입은 재산상의 손실과 정신적 고통 및 신체손상 △구금의 종류와 기간 등에 따라 보상액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이나 국가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도 가능하다. 민사재심의 경우 원래 판결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일어난다.

재심 청구 요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 △유죄 선고를 받은 자 본인 △유죄 선고 받은 자의 법정대리인이다. 유죄 선고를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가 재심 청구권자의 자격을 갖는다. 또한 변호인도 대리권에 의해 재심 청구를 행할 수 있다.
재심 청구 사유는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에 각각 명시돼 있다. 민사재심의 경우 민사소송법 제451조에 명시된 11가지 사유에 의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형사재심은 형사소송법 제420조에 명시된 7가지 사유에 해당돼야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사유들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증거의 신규성과 명백성이 요구된다. 기판력에 의해 원판결이 확정된 경우 해당 판결은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 없다. 이는 동일한 증거로는 동일한 판결만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원판력을 뒤집는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증거의 신규성이 요구된다. 또한 원판결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증거의 명백성이 요구된다. 이는 새로운 증거뿐만 아니라 원판결에서 사용된 증거에도 적용된다.

현행 재심의 한계
재심은 사법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지만 잘 활용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한 교수는 “판결에 큰 흠이 있지 않는 이상 원판결을 무효화하지 않는 것이 재심의 대원칙”이라며 재심의 한계를 설명했다. “어떤 증거가 판결이 확정된 후에 발견됐다고 해도 그것이 판결에 아주 결정적인 증거가 아니라면 재심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판력=판결이 확정된 경우 동일 사안에 반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그에 반하는 판결도 할 수 없다는 구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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