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문제를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바라봐야 합니다"
"장애인의 문제를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바라봐야 합니다"
  • 박나영 기자
  • 승인 2019.05.12 00:27
  • 호수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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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실장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의 권리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있다. 바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이다. 전장연에서 ‘장비’로 활동하고 있는 조현수 정책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사진 l 김나래 기자 maywing2008@

장애등급제 폐지 외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 바라보는 관점과 정책 패러다임 함께 변화해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대해 소개해 달라.
전장연은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고 사회의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07년 출범한 단체다. 주로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해 대중 투쟁을 하며 △노동권 △이동권 △문화예술권 △사회복지권 등의 권리 향상을 목표로 정책 개선을 이뤄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활동가들을 ‘장비’라고 부르고 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라는 뜻이다. 제주말로 장대비를 장비라고 표현하는데, 장애인의 척박한 현실에 단비를 함께 뿌리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투쟁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로 농성을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부정적 시선이 많았다. 장애등급제가 폐지된다면 정책은 어떻게 변화되고 그 변화는 긍정적일지 의구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애등급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이 생명을 잃는 사건이 주목받으면서 많은 사람이 장애등급제가 폐지돼야 한다고 공감하게 됐다. 1842일간 농성을 하면서 광화문에는 그들의 영정사진이 놓였다. 그중에는 파주 장애 남매 화재사건의 당사자 사진도 있었다. 어린아이와 함께 온 사람은 남매의 죽음에 관해 물어보고 관심을 가졌다. 광화문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소수자 단체가 함께 목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소수자와 연대할 수 있었다.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한 장애등급제에 대해 ‘가짜’라고 말해왔다.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핵심은 ‘어떤 변화가 얼마만큼 장애인 당사자에게 체감될 수 있는가’에 있다. 장애인서비스종합조사표의 평가기준에는 의학적 평가기준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에 대한 개인의 필요욕구를 여전히 중점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장애인 복지서비스의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면 장애등급제가 ‘진짜’로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애등급제는 단순한 하나의 제도가 아니라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과 정책 패러다임이 결합된 총체적 문제이다. 31년간 장애인 문제의 책임을 장애인이나 장애인 가족에게 전가한 차별의 역사가 장애등급제에 담겨 있다. 장애 등급제 폐지는 장애인 차별의 역사를 끝내고 새로운 역사를 맞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장애인 차별의 역사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애인을 포함한 약자가 어느 정도의 삶을 살고 있는가는 그 사회가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전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로 투쟁한 결과 저상버스가 도입되고 지하철에 승강기가 설치되면서, 전체인구의 약 1/4인 교통약자가 이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의 보장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안전한 사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 사회는 장애인 문제를 장애인만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보편적 인권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장애인을 동정하고 최소한의 권리만을 누리고 살 것을 강요하는 인식은 사라져야 한다. 장애인이 적절한 생활 수준을 향유하고 지역사회 중심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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