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하나의 상품이다
신문은 하나의 상품이다
  • 성대신문
  • 승인 2019.05.12 01:05
  • 호수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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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나무보다 캠퍼스 곳곳에 있는 신문 배부대에 눈이 가는 요즘이다. 일요일에 배부된 신문이 금요일쯤 바닥나는 한 주가 있고 그렇지 못한 주도 있다. 어쩌다 비가 오는 날이면 신문이 빨리 동나기도 한다. 어차피 버려질 신문, 우산 대용으로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씁쓸한 생각이다. 팔리지 못하고 편집국으로 되돌아오는 신문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소비자 입맛에 맞지 않았구나.”

기사는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선택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사에서 독자를 유혹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요소는 ‘제목’이다. 독자는 제목만 보고 기사를 읽을지 말지 결정한다. 독자의 눈이 커지고 귀가 쫑긋해지도록 제목을 뽑아내야 한다. 기사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고 독자가 알아야 하는 점을 골라 제목에 넣어야 한다. 물론 낚시 제목을 이용해 제목만 보고 기사를 읽지 않는 ‘제목 소비자’를 양성해선 안 되겠지만 말이다.

성대신문 제1647호 2면 기사 제목인 ‘시들어가는 학생자치의 꽃, 전학대회’는 독자의 눈길을 끌기 어려워 보인다. 전학대회를 꽃에 비유하는 것보다 정족수를 간신히 넘긴 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부각하는 게 어땠을까. 제목을 보고 리드를 읽은 독자는 아슬아슬했던 현장을 느끼기 어려웠을 것이다. 마지막 문단을 읽을 때까지 기사 제목에서 비춘 부분이 드러나지 않았다. 제목을 보고 기사를 읽기로 마음먹은 독자의 궁금증을 빨리 해소해줘야 한다.

자과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 내용을 다룬 ‘모든 안건 통과… 충분한 논의 이뤄졌나’도 아쉽다.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기사를 읽어도 판단하기 힘들다. 기사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통과된 의결 안건인지, 충분히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인지 기자의 판단을 바로 세우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독자도 기사를 소화할 수 있다.

반면 5면 ‘동네서점의 간판은 꺼지지 않을 수 있을까’를 비롯한 비보도면의 기사 제목은 구미가 당겼다. 비보도 기사는 보도 기사보다 비교적 글이 많아 독자가 멈칫할 수 있다. 그러나 성대신문은 발문과 소제목을 활용해 소주제를 잘 표현해냈다. 문단 요약과 흥미 유발, 두 가지 임무를 지닌 소제목을 짓는 것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소제목 하나하나에 기자들의 노고가 느껴졌다.

또한 기사는 소비자가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은 독자의 욕구를 고려하자는 의미다. 독자가 볼 수 없는 곳까지 보는 눈, 독자가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대신 듣는 귀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 뉴스다.

제1647호에는 인터뷰 기사가 약 7개 정도로 다소 많았다. 물론 부총장 인터뷰가 실리며 평소보다 인터뷰 기사가 많았을 것이다. 다만 인터뷰 기사로 밀린 보도 아이템이 있었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독자는 일주일간 학교 곳곳에 벌어진 사건, 논란이 일고 있는 사안을 궁금해한다. 보도 네 면에 인터뷰 기사가 총 네 개가 실리면서 시의성 있는 보도 기사가 주를 이루지 못했다. 하단 광고를 줄여서라도 시사적 정보를 담았으면 어땠을까 조심스레 제안해 본다.

사실 필자가 기사의 상품성에 집착하는 이유는 학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호기심을 끌지 못하면 대부분의 학생은 교내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궁금해하지도 않고 보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눈과 귀를 학내 사안에 주목시키려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으로서의 기사를 생산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생선을 잡아 맛있게 구워 살을 발라주듯, 기사 아이템을 선정하고 맛있게 요리해 소화까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대신문 허효주 편집장
중대신문 허효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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