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현 (tkdgus2578@skkuw.com)

철회 학우 796명 중 23.6%는 수강신청도 하지 않아
허점없는 제도가 되도록 … 현실적인 대책 마련 예정


우리 학교 재학생 19,541명 가운데 60% 이상의 학우가 복수전공을 이수 중이다. 그러나 교무팀에 따르면 이들 중 복수전공을 끝까지 이수한 학우는 32.3%에 불과할 만큼 상당수의 학우가 복수전공을 중도 철회한다. 복수전공을 신청했지만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아서’, ‘졸업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등의 이유로 철회하는 학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복수전공 신청횟수에 제한이 없어 무분별하게 신청하고 철회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해 복수전공을 희망하는 다른 학우들의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 학교 복수전공 제도는 매년 학과별 입학정원의 130% 인원을 1학기와 2학기에 나눠 선발한다. 대부분 학과는 복수전공 신청 인원이 모집인원을 초과하지 않아 복수전공을 신청하는데 제한이 없지만 △경영학과 △경제학과 △국제통상학과(통계학과는 데이터사이언스융합전공 설립으로 제외)는 복수전공 신청 인원이 모집인원을 초과해 학점 평균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교무팀(팀장 강한윤) 강한윤 팀장은 “객관적인 비교지표가 학점이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복수전공 인원을 선발한다”고 전했다.

지난 3년간 누적 집계된 우리 학교 복수전공 신청 및 철회를 살펴보면 △경영학과 906명 모집 중 235명 철회 △경제학과 468명 모집 중 242명 철회 △국제통상학과 765명 모집 중 319명 철회로 3개 학과만 해도 복수전공 이수 도중에 포기한 인원이 796명에 달한다. 교무팀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796명의 학우 중 수강신청 학점 기준으로 △0학점 신청이 188명 △1~3학점 신청이 173명 △4~6학점 신청이 202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강 팀장은 “적성에 맞지 않아 복수전공을 철회한 학생은 자신의 진로를 찾는 과정에서 복수전공을 신청하고 철회한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무분별한 복수전공 신청과 철회는 간접적으로 다른 학생의 기회를 빼앗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A 학우는 “학점이 좋지 않아 이번 학기에는 국제통상학과를 신청하고 경영학과와 중복된 과목을 수강하다가 평균 학점이 오르면 국제통상학과를 철회하고 경영학과 복수전공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하게 복수전공을 신청하고 철회하는 학우에게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강 팀장은 “신청횟수를 한 번으로 제한하는 것이 무분별한 복수전공의 신청 및 철회를 방지할 수 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적성을 찾아 나아가는 학생과의 구분이 어려워 도입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복수전공 철회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려대는 이중전공 제도에서 △경영학과 △미디어학부 △심리학과 등 인기있는 전공은 평균 학점 이외에도 면접을 보거나 자기소개서를 검토해 무분별한 복수전공 신청을 방지하고 있다. 고려대 학내제도 소개 단체인 하울링 소속 김영헌 씨는 “면접과 자기소개서를 까다롭게 심사해 복수전공생 선발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에 강 팀장은 “우리 학교에서도 △건축학과 △융합소프트 △예·체능 학과가 학과장과 면접을 진행하는데 이 경우는 복수전공 신청 인원이 많지 않아 가능한 것”이라며 “반면 지원 인원이 많은 학과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적성을 찾아가는 학우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많은 복수전공 신청 인원을 고려했을 때, 복수전공을 철회하는 학우만큼 TO를 증원하는 것이 복수전공 제도의 현실적인 보완이 될 수 있다. 강 팀장은 “철회하는 모든 인원만큼 증원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지만, 복수전공을 신청했음에도 수강신청조차 하지 않은 인원만큼 증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는 복수전공 신청 및 철회하는 학우에게 피해가 없으며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복수전공을 제도의 보완을 통해 구제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 팀장은 “제도라는 것이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워 다방면에서 바라봤을 때 조금 더 많은 학우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복수전공 제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