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새는 어미새의 마음을 언제나 알아줄까?
아기새는 어미새의 마음을 언제나 알아줄까?
  • 성대신문
  • 승인 2019.06.25 21:06
  • 호수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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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일러스트 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

오늘 학부생 3명과 점심식사를 했다. 학과 홈커밍데이 행사에서 경품으로 발행한 “교수님과의 식사권”에 당첨된 학생들과의 식사였다. 다들 교수와의 식사를 조금은 부담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수업에 얽힌 뒷이야기를 하면서 분위기는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어느새 식탁의 주제는 ‘취업’에 관한 것으로 흘렀다. 취업을 준비 중인 4학년 학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에는 성장 과정, 전공, 경력 사항을 포함해 가장 중요한 입사 동기, 입사 후 포부 등을 쓰게 되는데, 이 내용이 서류 전형의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참으로 반가웠던 이야기 하나, 동석자 중 취업 준비 학생들로부터 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서류 전형에 통과하기도 했고, 나아가 취업할 기업이나 직군을 결정하는 데도 수업의 내용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내 수업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전 직장에서 16년을 재직한 후 모교의 교수로 부임하면서 “과연 나는 어떤 선생이 될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당연히 제1의 책무는 학생들에게 내가 가진 지식과 이론을 최대한 전달해 이들이 국가와 사회에 한몫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사회와 기업 현장의 변화 속도는 현란하다. 학생들의 취업과 취업 이후 성공적 사회생활에 도움을 주려면, 기술 발전 동향을 끊임없이 살피고 기업들이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최신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학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이러한 지식과 정보를 이용해 기업과 사회 현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직접 생각해 보고 경험할 기회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강의안을 매년 업데이트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IT 기업과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했고,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이러한 환경과 기술을 활용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는 기회를 갖게 했다. 이런 경험은 실제 우리 학과 학생들이 기업 현장에서 던져졌을 때 주어진 업무는 물론이고 주도적이고 창발적으로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실무형 인재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실제로 졸업한 제자들이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내 강의와 수업의 내용으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와 같은 노력이 욕심만은 아니었음을 실감했다.

살다 보면 우리는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깨달았다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랬더라면 삶의 여러 기로에서 좀 더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수로서만이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학교 선배로서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 깨달은 것을 학생들에게, 후배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솔직히 조금은 피곤하지만, 조금은 번거롭지만 매년 학문적 동향은 물론이고 기술적 혁신 흐름과 기업의 동향을 파악해 강의에 담고자 노력했다. 교수로서, 선배로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로 그것을 물 빨아들이는 해면처럼 흡수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었다. 그때마다 더 신경이 쓰이고 안타까웠던 친구들은 후자였다. 타이밍을,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안타까움에서였다. 그래서 학생들이 도움이 필요한 순간 내 연구실 문을 편하게 열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취업과 학업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을 들어주고자 애써 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한참 전 졸업한 제자들이 회사 업무와 관련해 조언을 구하기 위해 학교를 찾아오기도 하고, 결혼 소식을 전하거나 인생의 굴곡을 겪으면서 의논을 청해 오기도 한다.

맹자(孟子)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得天下英才​而敎育之)”을 군자삼락(君子三樂)의 하나라 했다. 나는 거창하게 인생삼락까지 읊조리고 싶지 않다. 단지 나는 어미 새였다. 날마다 내가 잠시 돌보는 아기 새들이 훨훨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꾸는, 그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이 하냥 즐거운....

손미애 교수시스템경영공학과
손미애 교수
시스템경영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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