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구지연 기자 (atteliers@skkuw.com)

고등학교 때부터 막연히 언론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대학 입시 자기소개서에도 소외계층을 위해서 노력하고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언론인이 되고 싶다며 당차게 포부를 적었었다. 하지만 신문사에 들어온지 반 학기가 지난 요즘, 이제는 언론인이 되고 싶지 않다.

준정기자 때에는 형식적인 기사들만 다뤘어서 ‘나도 다른 보도부원들처럼 학내 사안 취재해서 기깔나는 기사 좀 써보자!’고 생각했었다. 정기자가 된 지금은, 준정기자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정기자가 되고 나서 예민할 수 있는 학내 사안을 다루다 보니 취재 협조를 얻는 과정부터가 나에겐 큰 고난이었고, ‘나 또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취재에 가기 두려웠던 적도 있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기사를 완성해도, ‘내용이 잘못 나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다. 기사에 내가 쓰고자 하는 말을 쓰면 객관성이 떨어지겠다는 생각에, 쓰지 못한 말들도 많다. 지금도 학내 사안만을 다루다가 오랜만에 나만의 글을 쓰려니까 너무나도 어색하다.

신문사에서의 7개월은 나에게 큰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만큼 아파하며 성장했던 시간 같기도 하다. 사람을 대하는 법도 배웠고, 내 기사에 대한 책임감과 누군가는 내 기사로 인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배우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견뎌내고 계속해서 감내해야 하는 직업이 언론인이라면, 이 모든 것을 견뎌내기엔 내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기사를 쓰는 과정이 너무나도 아프고 힘들어서 지금은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포기했지만, 이 아픔을 다 견딜 수 있을 만큼 내가 더욱 성장한다면 다시 언론인이 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감히 예상하건데, 나는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

지금도 성대신문사에는 취재가 늦어져서 기사 완고가 늦게 나는 친구들, 글이 잘 써지지 않아서 새벽까지 고민하는 친구들, 다른 친구들의 기사를 봐주기 위해 밤을 새는 부서장이 있다. 다들 버티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신문사 일을 즐기고 있을 수도 있다. 어떤 마음으로 신문사 활동을 하는지 예상할 순 없지만, 이 글을 빌려서 친구들에게 너무 고생하고 있고 조금만 더 버티자고 전해주고 싶다.

구지연 기자
구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