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규리 (vic_guri@naver.com)

나는 언제나 읽는 쪽이었다. 시인의 멋진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어본다거나, 어느 책의 배경에 있는 역사적인 사건을 찾아본다거나, 감상문을 쓰면서 글에 대한 평가를 내려 보는 식이었다. 그렇게 읽히는 글은 모두 완성체로서 일종의 권위를 갖고 있었다. 감히 내가 개입해서 글을 뒤틀거나 문장의 순서를 바꿔보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그러므로 쓰기와 읽기의 영역은 언제까지나 철저하게 구분되어 왔다. 그 구분만큼 느끼는 단절이 있었다. 금잔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눈에 띄면 챙기는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성대신문에 들어온 데에 특별히 언론인의 꿈과 같은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대학에서의 첫 겨울 방학을 아무렇게나 날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3주간의 추가 수습 교육이 끝났고, 방중 활동이 시작되었다. 이제 나는 기사를 위해 소재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일정이 조금 늦춰지기는 했지만,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가끔 들추어보던 신문의 기사를 쓴다는 게 낯설고 기묘하게 다가온다. 곧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고, 더 나아가 좋은 글을 쓰고 싶다.